금융당국이 아파트에 이어 주거용 오피스텔의 집단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택 공급을 지원하기 위해 집단대출을 금융회사 가계대출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떼어낸 데 이어 대출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대상을 넓힐지 들여다보겠다는 구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주거용 오피스텔의 중도금·잔금 등 집단대출을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관리 목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오피스텔은 ‘준주택’이라 제외…제2금융권 “총량 부담 커 취급 어렵다”
현재 당국의 집단대출 총량관리 완화 대상은 아파트 등 주택을 중심으로 적용되고 있다. 오피스텔은 실제 주거 목적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주택법상 ‘준주택’으로 분류돼 앞선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방향이나 시행 여부가 결정된 단계는 아니다.
오피스텔 집단대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최근 열린 금융위 주재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관련 건의가 제기되면서다.
주택 집단대출은 총량관리 부담이 줄었지만 주거용 오피스텔은 여전히 기존 총량 규제를 적용받아 대출 취급에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 목표 자체가 크게 제한된 상황이어서 신규 오피스텔 집단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가게대출 관리 목표를 초과한 일부 금융회사는 올해 허용된 대출 증가 폭이 0~1% 수준으로 묶였다. 과거 승인한 대출이 올해 실행되면서 이미 상당 부분 총량이 소진된 곳도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공급 촉진 목적의 대출에 추가 여력을 부여했지만 오피스텔은 대상에서 빠져 있어 실질적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은행들도 오피스텔 집단대출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와 비교해 담보가치 산정이나 사업성 판단이 까다로운 데다 가계대출 총량 부담까지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이 오피스텔까지 집단대출 총량관리 예외를 확대할 경우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신규 대출 취급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은행권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 오피스텔 집단대출 시장에서 상호금융 등이 새로운 영업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규제 풀자 은행 집단대출 1조원 넘게 증가
앞서 금융당국이 아파트 집단대출 공급을 확대하자 실제 은행권 대출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집단대출 잔액은 149조297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1조544억원 증가했다. 올해 들어 가장 큰 증가폭으로 2024년 9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대 수준이다.
집단대출 증가에 힘입어 전체 주택담보대출도 빠르게 늘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21조2730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331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증가폭이다.
금융당국이 8·13 부동산 금융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과 관련한 집단대출을 총량관리에서 별도로 관리하도록 하면서 은행들의 대출 여력이 확대된 영향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지난 9일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도 주택공급 촉진과 실수요자 지원에 필요한 자금을 적시에 공급하되 금융회사별 가계대출 총량 목표는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