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금융시장, 효과적인 자산관리 전략은?

금융시장 변동성 커져…현금 보유 비중 높여야
여윳돈 있다면 낙폭 컸던 우량주에 관심을
장기적인 안목서 분할 매수 전략으로 대응 필요

그래픽=권소화 기자

 

[안재성·오현승·주형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 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재테크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주요국 증시가 한 달새 30% 넘게 급락하고,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빅스(VIX)지수’도 사상 최고치 수순으로 치솟았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와 금(金)마저도 하락하는 이례적 현상까지 발생할 정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자산관리 전문가들에게서 시장 대응전략을 들어봤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악재라는 데 공감했다. 가급적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며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라는 의견이 많았다. 여유자금이 있다면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도 좋다는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김연준 하나은행 대치동 골드클럽PB센터장은 현금 보유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주가가 급락했을 때 공격적으로 거액을 투자하기보다는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라고 권했다. 바닥이 어디인지 불확실하므로 분할 매수가 안정적이라는 게 김 센터장의 설명이다. 김 센터장은 이어 “증권시장이 전체적으로 하락세이다 보니 테마주, 리스크 높은 펀드와 같은 비우량자산과 우량자산의 가격차가 줄었다”라며 “그간 비우량자산에 투자한 투자자라면 지금이 우량자산으로 갈아탈 기회”라고 설명했다. 다소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갈아타는 걸 검토할 만하다는 얘기다.

 

인덱스나 인버스 등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최근 인덱스 레버리지로 100% 수익률을 낸 투자자도 있다”며 “각 구간별로 상승기와 하락기를 세밀히 분석해 투자하는 것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로는 원유 펀드 등 국제유가에 투자하는 상품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달러대까지 내려갈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반등할 수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김 센터장은 “다만 채권이나 금 등 안전자산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대대적인 금리인하 후에도 채권 가격이 오히려 떨어지는 등 별로 인기가 없다”고 분석했다.

최근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산관리 전문가들은 재테크 전략을 보수적으로 짤 것을 주문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김희곤 교보생명 수석웰스매니저는 금과 같은 전통적인 안전자산 투자에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매니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현 사태는 과거의 금융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며 “하락장에서는 흔히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금이나 채권 등의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인데, 지금은 이들 역시 위험자산과 똑같이 하락세“라고 진단했다.

 

주식시장의 경우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가 바닥을 형성한 뒤 상승 추세로 본격 전환할 때까지 기다리는 전략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지수가 1100까지 떨어질 수도 있지만, 결국에는 1800~2000까지 회복할 것”이라며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주식을 분할 매수하거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현명한 전략”이라고 말했다.

 

변액보험도 추천했다. 현 시점에서 종신보험, 실손의료보험 등 보장성보험 가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초저금리 탓에 다음달부터는 예정이율이 내려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김 매니저는 “예정이율이 떨어지면 보험료가 올라가기 때문에 가입을 결정했다면 조금 서두르는게 낫다”며 “저해지환급형이나 무해지환급형 상품을 이용하면 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든든한 보장을 받을 수 있다”고 추천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한 달만에 대부분의 주요 지수가 3분의 1 이상 하락한 상황에서 향후 반등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며 “여윳돈이 있다면 저점분할매수를 시도해볼 만하다”고 권고했다.

 

조 팀장은 “지난 2008년 금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현 상황은 주요 지수가 1~2개월 새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극에 달한 상황”며 “향후 반등 가능성을 고려하면 조금씩 매수를 시도하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출금이 아닌 여유자금으로만 접근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코스피지수 역시 200포인트가량 더 하락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면서도 “향후 반등 가능성을 고려하면 안정성이 확보된 낙폭과대 대형주나 인덱스펀드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한 은행 직원이 내방객을 상대로 자산관리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제공

강경옥 경남은행 울산영업부 선임PB팀장은 “3월 결산 시즌을 앞두고 상장폐지 가능성이 있는 중소형주는 반드시 재점검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강 팀장은 “최근 실적 부진에 따라 상폐 요건에 해당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손실을 보고 있더라도 상폐 가능성이 있는 종목을 보유 중이라면 과감히 손절하기 바란다“고 귀띔했다. 그는 이어 “테마성으로 급등한 바이오주의 경우 현재 수익구간에 접어들었다면 일단 수익을 실현해 현금을 확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공포가 극에 달하면서 채권이나 금까지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대책과 각국의 정책 공조에 더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또는 임상실험 성공 소식이 나와야 시장의 공포심이 다소 누그러질 거라고 강 팀장은 전망했다. 이어 강 팀장은 “현재 자산 리밸런싱 자체가 무의미해질 정도로 금융시장이 패닉 상태“라면서 “가능하다면 현금의 비중을 전체의 절반 정도로 늘려 시장을 관망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금을 일정 부분 확보하고 있다면 향후 국제 유가 및 금값의 의미 있는 반등이 있을 때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이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센터장은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지만, 다음달 중엔 치료제와 관련한 임상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 4월 이후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 이후 주목할 만한 테마로는 미국의 금리인하, 중국의 경기부양, 한국의 이연 수요 등 3가지를 꼽았다. 특히 한국의 음식료업종 및 중국 내수부문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 김 센터장은 “중국 경기부양에 따른 철강, 비철 금속 업종도 수혜가 예상되는 분야“라면서 “시장이 아무리 큰 변동성을 보이더라도 IT·전기전자업종은 반등장을 주도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 관련 분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다만 특히 정유·화학부문은 유가와 관련성이 높다는 점에서 단기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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