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운동·티타임 한 곳에서… ‘레이어드 홈’ 뜬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 안 또는 집 근처에서 업무, 휴식, 운동 등을 할 수 있는 ‘레이어드 홈’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목적 주택인 ‘레이어드 홈’이 새로운 주거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레이어드란 여러 개의 층을 이룬다는 의미다. 예컨대 여러 가지의 옷을 껴입어 보온을 하고 멋도 부리는 것을 ‘레이어드룩’이라고 한다. 즉 레이어드홈은 수면, 식사, 휴식 등 집의 기본적인 기능에 더해 업무, 취미생활 등의 기능이 더해지는 주택을 의미한다.

 

레이어드 홈을 세부적으로 나누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의 기본 기능을 심화한 것을 ‘기본 레이어(Basic Layer)’라고 한다. 다양한 홈 인테리어, 상품, 가전 등의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레이어드 홈 인테리어의 특징은 ‘교체 주기 단축’이다. 기존 주택에서 침대, 소파, 책상 등 가구는 가격 부담이 있는 편이라 교체 주기가 상대적으로 길었다. 디자인이나 색깔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특별히 망가지지 않는 이상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젊은층은 침대나 소파 가구들을 교체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다. 집 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들여놓은 가구의 비용 대비 효과가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동안 집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집에서 해결하는 것은 ‘응용 레이어(Additional Layer)’다. 최근 건설사들이 브랜드 아파트에서 선보이는 ‘알파룸’이 대표적인 예다. 알파룸은 기존 주택의 공간인 거실, 안방, 작은방, 부엌, 화장실, 보일러실 외에 서재, 트레이닝룸, 카페 등 집주인의 취향에 맞춰 추가할 수 있는 공간이다. 과거엔 설계 시 애매하게 남은 여유공간을 뜻했지만 최근 레이어드 홈이 뜨면서 ‘새로운 용도로 사용하는 방’이라는 의미로 불린다.

 

평수가 더 넓은 주택의 경우 알파룸에 더해 베타룸까지 선보이기도 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알파룸·베타룸이 가능한 것은 발코니 확장 구조가 보편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주거 기능의 심화가 집 근처와 동네로 확장돼 상호작용하는 것을 ‘확장 레이어(Expanding Layer)’라고 한다. 동네 편의점에서 도보로 택배물품을 배달해주는 서비스 등과 연관된다. 한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콕족’이 늘고 재택근무가 활성화하면서 집과 지하철이 가까운 ‘역세권’보다 집 안에서 해소하지 못하는 것들을 집 근처에서 해결할 수 있는 ‘슬세권’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젊은층은 집 근처에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가 있는지, 급할 때 장을 볼 수 있는 마트나 편의점 등이 있는지 등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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