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위기극복 DNA, ‘회복 탄력성’에 좌우된다

위드코로나 시대 도래… 코로나 리스크, 비즈니스로 전환
삼성·LG·SK 등 대기업 ‘공급망 관리’, ‘디지털 전환’ 집중

국내 기업들이 새해 회복 탄력성 확보를 목표로 공급망 관리와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5일 경기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글로벌기술센터(GTC)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은 ‘회복 탄력성’에 의해 좌우된다. 회복 탄력성은 파급력이 매우 큰 리스크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나아가 위기를 비즈니스 기회로 전환하는 능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가 도래하면서 세계적인 경영 석학들이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강조하고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도 국내 경제의 핵심 키워드로 회복 탄력성을 선정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등 국내 대기업들이 연초부터 회복 탄력성 확보를 목표로 ‘공급망 관리(SCM·Supply Chain Management))’와 ‘디지털 전환(DX·Digital Exchange)’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공급망 중단 이슈를 겪은 기업은 평균 7%의 매출 감소와 11%의 비용 증가를 겪었고, 회복 기간은 수개월에서부터 2년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기업들이 더욱 체계적인 공급망 관리에 전사적인 역량을 쏟아붓고 있는 이유다.

 

재고 최소화에 방점을 둔 ‘적시 생산’을 고수해 온 애플은 해당 시스템이 코로나19 상황에선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중국에 집중했던 생산공장 등 공급망을 중국 외 국가로 확대, 분산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SCM 모범 사례로 꼽힌다. 삼성은 2000년 초부터 글로벌 공급망 최적화에 집중해 해외시장에서 수요 증가를 예측하고 시장 맞춤형 제품을 공급해왔다. 사전에 지역 유통업체와 협력해 판매와 프로모션 효율을 높이는 한편 부품 공급과 제품 수요를 한 시간 단위로 측정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엔 해외 시장을 몇 개의 블록으로 나눈 뒤 각각의 거점에서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을 다품종 소량 생산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생산라인이 분화하고 제품 종류가 많아지면 인건비 및 제조원가 상승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범용 부품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며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부품을 표준화해 공급 단가를 떨어뜨리는 한편 특정 공장의 가동이 멈추면 다른 공장으로 이를 대체해 생산 지연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삼성이 올해 진일보한 SCM 체계를 기반으로 맞춤 가전 시리즈인 ‘비스포크(BESPOKE)’ 라인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스포크는 소비자가 생활패턴이나 취향에 따라 가전제품에 다양한 모듈을 추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삼성 측은 이달 비스포크 정수기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고 3월에는 비스포크 냉장고를 미국 시장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청년 창업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SK그룹

‘디지털 전환’도 회복 탄력성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디지털 전환은 인공지능(AI)이나 클라우드 등을 활용해 제품 생산부터 서비스까지 모든 공정을 자동화함으로써 업무 효율과 소비자 편의성을 향상하는 개념이다.

 

올해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은 ‘클라우드’에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클라우드는 기업 내에 서버와 저장장치를 두지 않고 외부에 아웃소싱해 사용하는 서비스다. LG그룹은 계열사의 IT(정보기술) 시스템 90% 이상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LGAI연구원’을 설립하고 주요 계열사에 디지털 전환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LG CNS가 클라우드 전환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게 된다.

 

SK그룹은 SK C&C와 자체 클라우드사업 브랜드 ‘클라우드 제트’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서비스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계열사의 주요 시스템 80%가량을 클라우드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클라우드 도입은 디지털 전환을 위한 첫 단계로 해당 시스템을 먼저 갖춰야 블록체인, 빅데이터, AI 등 첨단 기술 도입이 수월해지고 기업이 얻는 경제적 이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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