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임기… ‘空約’ 될 부동산 공약 수두룩

공시가 인상 제한·민간 재건축 등 박영선·오세훈 규제 완화 약속
대부분 중앙정부 권한· 협의 필요…집값 상승 부추길 가능성 커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왼쪽)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연합뉴스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4·7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내놓은 부동산 공약이 벌써부터 공수표 논란에 휩싸였다. 

 

주택 공급 확대, 규제 완화 등 공약 중 상당수가 지방정부의 권한을 넘어선 데다, 1년의 잔여 임기 동안 추진하기엔 벅찬 장기 플랜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재건축 완화 등 개발 공약이 추진되면 안정세를 보이던 부동산 시장이 다시 요동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제시된 부동산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여야 후보들은 시장 취임과 동시에 당장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주택 공급에 나설 것이라며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중앙정부 권한이거나 정부와의 협의가 필수인 사안이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공시가격 인상률 10% 제한’ 공약을 제시했다. 최근 공시가격 인상으로 세 부담이 급증한 상황에서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공시가격 인상률이 연 10%를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아예 공시지가 상승률을 동결시켜 재산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맞섰다.

 

하지만 아파트 등 공동주택 공시가격 산정 권한은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국토교통부에 있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기조가 분명한 상황에서 지자체는 이의제기 외에 사용할 수 있는 수단이 딱히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공시가격 인상은 정부 권한으로 서울시장이 할 수 있는 것은 국무위원으로서 국무회의 때 직접 건의하는 정도”라며 “다만 조례 개정을 통해 일부 재산세 감면을 추진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완화, 안전진단 통과 기준 완화 등 공약도 시장의 권한을 넘어선 것으로 국회를 통한 법 개정과 국토부와의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

 

또 두 후보 모두 경부고속도로 등 도로와 전철 등을 지하화하고, 해당 부지에 주택과 공원 등을 만들겠다는 공약을 제시했지만 사업성 검토에만 1년 이상이 걸려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부산도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는 모두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 주택 공급 확대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나 정책 추진 방향은 빠져 있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에선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이 투자 심리를 자극해 부동산 가격을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영선 후보는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평당 1000만원 수준의 ‘반값 아파트’를 30만호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했다. 특히 강남권 재개발·재건축의 경우 공공주도를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해 36만호를 공급하는 ‘스피드 주택 공급’을 공약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묶어뒀던 한강변 35층 높이 제한의 경우 두 후보 모두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경실련 4·7 보궐선거 유권자운동본부 관계자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도시계획 규제 완화, 역세권을 포함한 대규모 개발사업 등 종합선물 세트 수준의 개발공약이 임기 내 시행되면 서울은 공사판이 될 것”이라며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 장치 없는 사업과 규제 완화 추진은 부동산 가격 폭등의 촉매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pjh12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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