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 9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코로나 4차 대유행 부담

*사진: 한국은행이 15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0.5%로 동결했다. 사진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한국은행 제공

 

[세계비즈=오현승 기자]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시장의 예상대로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향후 금리인상 시기에 관심이 쏠린다. 이미 한은이 연내 금리정상화에 나서기로 밝힌 상황에서 금통위는 향후 경기 회복세, ‘델타형 변이’ 확산 여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금리결정에 나설 전망이다.

 

이날 한은 금통위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7, 8, 10, 11월과 올해 1, 2, 4, 5월에 이어 아홉 번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 결정은 자칫 성급한 금리인상 결정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다. 금통위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 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가기로 했다.

 

시장에서도 7월 기준금리 인상은 무리라는 기류가 강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는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은의 첫 기준금리 인상 결정 시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한은이 연내 금리정상화를 공식화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연내 늦지 않은 시점에 통화정책을 질서있게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8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도 나왔지만 무엇보다도 코로나19 확산세가 관건이다. 자칫 이른 금리인상이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점도 살펴봐야 할 요인이다. 

 

이날 금통위원들 가운데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나왔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소수의견 등장 여부에 따라 10월 금통위가 첫 금리인상 여부를 가늠해볼 수 있어서다. 그간 금통위 내 사전 소수의견 없이 기준금리를 조정한 적은 단 한 차례에 불과하다. 대신증권은 “금리 인상은 부채 확대를 막을 수는 있겠지만 기존 대출자들의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는 요인”이라면서 “시차를 두고 내년 3월까지 약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자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연 0.75%로 0.5%포인트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다. 같은해 3월엔 기준금리를 연 0.5%로 0.25%포인트 또 다시 인하했다. 이후 14개월 연속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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