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오현승 기자] 기준금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연내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권에선 한국은행이 금융불균형 위험 및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연내 최소 한 두 차례 이상 기준금리 인상 여지가 있다는 나온다.
17일 한은에 따르면 올해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는 2월24일, 4월14일, 5월26일, 7월14일, 8월25일, 10월14일, 11월24일 등 총 7회 더 열린다. 앞서 지난 14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25bp 올려 1.25%로 운용하기로 결정하면서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직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던 지난 2020년 3월, 기준금리를 1.25%에서 0.75%로 50bp 낮추는 ‘빅컷’을 단행했고, 같은해 5월엔 이를 0.5%로 25bp 인하한 바 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실물경제 상황에 비해서 여전히 통화정책이 완화적인 수준인 데다 금융불균형 위험이 커서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4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의 경제 흐름과 중립금리 수준, 준칙금리 등 여러 가지 기준으로 비춰보면 만약 기준금리가 1.5%가 된다 하더라도 이를 긴축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발언했다.
일단은 2월 금통위에선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3월 9일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와 같은 달 끝나는 한은 총재의 임기만료 등의 이벤트를 고려하면 두 달 연속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아예 상반기 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없을 거라는 의견도 있다. 이 총재 퇴임 후엔 주상영 금통위원이 금통위 의장 직무를 대행하게 되는데, 총재가 공석인 데다 주 위원이 ‘비둘기파’라는 점이 동결론의 근거다. 또 상반기 마지막 금통위는 5월 26일인데, 22대 대통령이 취임하는 5월10일 이후 곧바로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게다가 금통위가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추가 조정하는 시기와 관련해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를 새롭게 고려하겠다”고 한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 총재도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기까지는 6개월에서 1년이라든가 하는 시차를 두고 실물경제에 나타난다”며 “기준금리를 한 번, 두 번가지고는 이러한 효과를 파악하기 상당히 힘든데, 지난해 8월부터 3차례 올렸기 때문에 이제는 금리인상의 효과를 어느 정도 한번 계측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등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 흐름도 관전포인트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미 연준은 오는 3월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연내 3차레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공산이 크다. 일단 1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으로 한국과 미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커진 상태인데,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에 따라 금통위 내 원화 가치 하락 방지 및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통화정책의 속도를 조절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의 기준금리는 신임 총재 임명 등의 일정이 진행될 예정인 올 2분기까지는 현 수준을 그대로 유지하다가 3분기에 한 차례 더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연내 기본적으로 1.75%까지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하반기 경기상황에 따라 2.00%까지 인상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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