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이 가득 핀 석촌호수 일대가 한 눈에 시원하게 들어선다. 이곳에서 도넛과 컵케이크를 먹고, 인증샷을 남기기 위해 사람들이 길게 줄서 있다.
지난 30일 찾은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몰 5층. 도넛 전문 브랜드 노티드가 역대급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노티드 월드’를 열었다. 노티드를 운영하는 GFFG와 롯데백화점은 브랜드 입점을 위해 1년을 준비했다고 설명한다. 이날은 오픈 하루 전 열린 ‘프리오프닝 데이’ 행사가 한창이었다.

롯데시네마를 향해 걸어가니 멀리서 ‘노티드’ 특유의 발랄한 분위기가 눈에 띈다.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이슬로 작가와 협업한 핑크빛 대형 노티드 ‘슈가베어’가 맞아준다.
매장은 두 층을 연결해서 쓰는 복층 형태로 이뤄졌다. 약 340평 규모다. GFFG 측에 따르면 5층은 ‘포근함과 달콤함이 연상되는 노티드 크림 도넛’을 모티브로 꾸몄다.

저명한 아티스트들과 협업해 곳곳에 재미와 스토리텔링 요소를 배치했다. 초곡리 작가는 가구 틈 사이로 부풀어 흐르는 도넛 크림을, 서수현 작가는 자유롭게 옮겨 붙이는 털뭉치를 통해 상상력을 자극한다. 글로리홀 작가는 노티드 스마일을 전구에 빗댄 샹들리에를 선보였다.

이곳에는 굿즈샵과 디저트·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이 마련돼 있다. 특히 석촌호수를 그대로 바라보는 좌석이 인기다.
‘노티드 월드’ 한정 메뉴도 선보인다. ▲버터크림으로 만든 8종의 컵케이크 ▲우피파이 2종 ▲스마일 슬러시 3종은 해당 매장에서만 판매되며, 일부 제품은 전용 패키지에 제공된다.

오픈 키친 형태로 도넛과 컵케이크, 파이를 만드는 모습을 현장에서 그대로 볼 수 있다.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스마일 모양의 빨때와 길쭉한 컵에 담긴 슬러시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도 눈에 띈다.

계단으로 이어지는 6층에서는 초대형 포토존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향후 이벤트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4개 콘셉트의 ‘컵케이크 포토존’과 이벤트용 인형 뽑기 자판기 등이 기다린다. 인생샷 촬영이 가능하니, 꼭 방문해보자.
이후 브랜드 협업 팝업 형태로 운영된다. 이를 위해 필요시 공간 구성을 개편해 다양한 브랜드 협업 제품과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활용도를 높일 예정이다. 오는 9월까지 협업 브랜드 리스트가 이미 차 있다고.

이날 롯데백화점 관계자들과 이준범 GFFG 대표도 오픈 전 행사에 참석하며 공식적으로 문을 연 노티드 월드를 둘러봤다.
노티드 월드는 GFFG의 터닝 포인트로 볼 수 있다. 그동안 노티드 등 GFFG가 전개해온 브랜드는 ‘힙스터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번 잠실의 대형 쇼핑몰에 문을 열었다는 것 자체가 MZ세대, 힙스터를 넘어 대중과 더 가까워지겠다는 전략을 강화한 의미로 볼 수 있다.
노티드는 이미 지난해 8월 약 2주간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팝업스토어를 시범 운영했다. 당시 1일 평균 10만명이 방문하며 인기를 증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서래점·한남점의 경우 점포를 정리한 바 있다. 대신 대형화를 통해 업그레이드 모습을 보인다는 것.
이준범 GFFG 대표는 올해는 국내 추가 출점보다 해외 시장 공략에 더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연내 일본, 대만, 미국 등에 팝업스토어를 선보이고, 한국이 가진 차별화 된 맛을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노티드는 오는 6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도쿄 오모테산도에서 팝업을 운영한다. 노티드 관계자는 “무신사가 여는 행사에서 한 공간을 마련해 하루 최대 2000개 수량의 도넛을 판매할 예정”이라며 “일본 맞춤으로 말차 등 새로운 맛의 도넛도 만나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노티드는 ‘오픈런 도넛’으로 잘 알려진 디저트 브랜드다. 부드러운 우유 생크림을 빵 속에 가득 채운 ‘우유 생크림 도넛’이 이곳 시그니처다. 6년 전 서울 청담동 도산공원 앞 첫 매장을 낸 뒤 입소문을 타고 디저트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현재 전국 매장 19개를 운영 중이며, 대기업들로부터 입점 러브콜을 받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도 외국인에게 알릴 수 있는 브랜드로 노티드를 점찍었다. 공사가 운영하는 체험관 ‘하이커 그라운드’에도 노티드가 입점돼 있다. 이곳에서는 ‘누룽지 도넛’ 등 한국의 맛을 살린 특별 메뉴를 선보여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