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동력 AI반도체] 커지는 ‘AI 거품론’... 빅테크들은 투자 강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일 SK하이닉스 주요 경영진과 함께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HBM 생산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근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자본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AI(인공지능) 거품론’이 고개를 들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최근 2분기 실적발표에서 AI 전략 핵심으로 평가받는 인텔리전트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285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혀 시장 예상치 286억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최근 2분기 자본지출로 132억 달러를 썼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22억 달러를 8% 초과한 금액이다. 생성형 AI 서비스를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투자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게 구글 측 설명이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업체인 세쿼이아에 따르면 현재까지 주요 빅테크가 AI에 투자한 금액은 총 6000억 달러(약 820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투자 대비 수익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주요 빅테크가 AI로 번 수익은 40억 달러(5조4000억원)에 불과하다. 구글은 투자자들로부터 “AI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광고와 검색을 통해서만 수익을 창출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많은 조직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지만 투자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내년 말까지 생성형 인공지능(AI) 프로젝트의 최소 30%가 중단될 것으로 전망했다.

 

 AI 투자 회의론이 나오지만, 미국 빅테크들이 투자자들을 설득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빅테크들이 AI 투자에 적극적인 이유는 AI 산업에서 한번 밀리면 주도권을 뺏긴다는 절박감이 커서다.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변혁의 초기에 있다. 이런 전환기를 겪을 때는 과소 투자의 위험이 과잉 투자의 위험보다 훨씬 더 크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흔들림 없이 AI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5일 SK하이닉스 생산 현장을 찾아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