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뒤흔든 이상기후]이상기후에 맞선 유통가…스마트팜 확대·여름 특수 제품도 불티

 폭염이 연일 계속되고 있는 2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한 시민이 양산과 손 선풍기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이상기후는 농산물 수급 불안정에 따른 가격 상승을 초래한다. 올해 여름에도 긴 장마 뒤에 찾아온 역대급 폭염에 장바구니 필수 품목인 채솟값이 널뛰고 있다. 유통업계는 첨단 기술을 집약해 1년 365일 싱싱한 농산물을 공급해주는 ‘스마트팜(Smart Farm)’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7일 기준 배추 소매가격은 포기당 7561원으로 1년 전보다 31.1% 올랐다. 폭염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탓이다. 저온성 작물인 시금치 소매가격은 100g에 3938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62.3% 비싸졌다. 청양고추는 100g에 1518원으로 41.2% 높았다.

 

 이에 유통 및 식품업체들은 폭염과 장마, 한파 등 이상기후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스마트팜 기술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팜이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로봇 자동화 기술을 융복합해 최적의 농·축·수산물 생육환경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농장을 뜻한다.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 인근 스마트팜에서 직원들이 채소를 재배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2020년 스마트팜 기업인 ‘엔씽’에 5억여원을 투자하며 협력을 이어왔다. 양사는 경기 이천시 이마트 후레쉬센터 인근에 스마트팜을 세워 연간 100톤의 채소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이마트는 로메인·바타비아·버터헤드 등 10여종의 스마트팜 채소를 판매 중이다. 롯데마트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스마트팜 재배 채소를 도입했으며 현재 엽채류, 파프리카, 오이 등 45종을 판매 중이다. 올해는 변덕스러운 여름 날씨에 대비해 스마트팜 농산물을 전년 대비 20%가량 확대했다.

 

 농심의 경우 1995년 강원도 평창에 설립한 감자연구소가 첫 시작이다. 2018년에는 사내 스타트업을 만들어 특수작물 연구를 위한 재배시설과 양산형 모델 스마트팜을 개발하는 등 스마트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2022년에는 오만에 컨테이너형 스마트팜을 수출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밖에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신세계푸드 등 급식·식자재 유통 기업들은 스마트팜 납품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올해 역대급 폭염과 열대야 등 이상 기후로 수혜를 입은 업체들도 있다.

 

 라이프스타일브랜드 자주는 지난달 우양산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60% 증가했다고 밝혔다. 우양산은 자외선이 강한 날엔 양산, 비가 오는 날엔 우산으로 상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자외선 차단 등 피부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우양산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양산을 쓰면 자외선 차단 효과를 비롯해 체감온도를 최대 10도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염에 뜨거운 햇살을 피할수 있는 우산, 양산과 선글라스, 선스프레이 등 여름 상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제공.

 초여름 특히 무더웠던 올여름은 자외선 차단제, 폭염 대비 의류도 불티나게 팔렸다. 카카오스타일에 의하면 지난 5월까지 한 달간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의 선크림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21% 급증했다. 피부 열감을 내려주는 보습 크림 거래액의 증가율도 652%에 다다랐다. 

 

 서울의 경우 역대 최장기간인 34일 연속 열대야가 나타났다. 이에 평균적으로 7월에 정점을 찍고 8월엔 판매량이 줄어드는 여름철 가전 매출 추세도 달라졌다.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5일까지 에어컨과 선풍기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57%, 44.5% 증가했다. 8월 말까지 계속되는 폭염에 6∼7월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유지된 것이다. 이외에도 냉감 침구류, 쿨링 패치, 넥쿨러 등 더위를 식혀주는 제품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이화연∙정가영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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