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뒤흔든 이상기후] 농업 지형 변화와 먹거리 비상

서울 마포구 마포농수산물시장에서 사과 등 과일 종류가 판매되고 있다. 뉴시스

 

이상 기후로 인한 변화를 절실히 체감할 수 있는 분야는 농업이다. 농작물의 피해와 이로 인한 물가 상승은 물론, 한반도에서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의 변화까지 초래하고 있다. 특히 농업은 식가공품 업계나 화장품 등 공산품 원자재를 공급하는 분야여서 산업계 전반으로 영향이 확산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최근 30년 동안 지난 20세기 초와 비교했을 때 1.2도 상승했다. 폭염일수가 지속적인 증가추세인 동시에 강수강도도 높아졌다. 지난해 폭염일수는 과거 30년보다 25.9% 증가했고, 강수강도는 9.7% 늘었다.

 

기후변화는 특히 날씨에 의존적인 농업에 치명적이다. 과수 기상 재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개화기 저온 피해는 2018년 이후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016년 이후 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과수 기상 재해가 발생했다. 특히 많은 비로 인해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하면서 탄저병 등 병충해 피해가 컸다. 이런 이상기후로 인해 국내 주요 과일의 재배 가능지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 따르면 과거 30년 동안은 국내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과를 재배할 수 있었지만 2070년대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열대 작물인 감귤은 재배 한계선이 남해안 일대로 이동하고, 재배 가능지는 강원도 해안가와 제주도 중산간 지역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아열대 과일을 재배하는 비중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재배 경영체와 면적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2015년과 비교했을 때, 망고 재배 경영체는 94호에서 361호로 2.8배 증가했다. 면적도 39㏊에서 123㏊로 늘었다. 바나나 재배 경영체도 지난해 108호로 8년 전보다 6.2배 늘었다. 재배면적은 14㏊ 늘어난 22㏊다. 특히 용과 경영체 수는 지난해 99호로 8년 전과 비교해 8배나 증가했다. 재배면적도 2㏊에서 28㏊로 급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탄소 발자국 저감을 위한 유기농법 등과 같은 저탄소 농법을 새로 도입하고, 스마트팜과 수직농장 등 첨단 시설을 도입해 지역 내 생산을 강화해야 한다고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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