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국제강그룹 동국제강이 서울 중구 페럼타워를 약 6451억원에 다시 사들였다고 25일 밝혔다. 2015년 워크아웃 당시 매각했던 건물이다.
동국제강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페럼타워 매수를 의결하고 삼성생명과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취득액은 6450억6000만원이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그룹이 1974년 옛 청계초등학교로 본사를 이전해 같은 자리에 2010년 준공한 사옥이다. 대지 3749㎡(1134평), 지하 6층∼지상 28층 규모로, 철강 그룹 사옥이라는 점에서 철을 의미하는 라틴어 ‘ferro’를 넣어 페럼(Ferrum)타워로 이름 지었다.
그러나 2010년대 들어 업황 침체에 따른 실적 악화를 겪다 재무구조개선 과정을 밟았고 2015년 4월 페럼타워를 매각했다. 당시 삼성생명이 약 4200억원에 사들였다.
동국제강그룹은 매각 후에도 임차를 통해 페럼타워를 계속 사옥으로 사용했다. 이후 철근, 형강, 컬러 강판 등 수익성 있는 사업 중심으로 전환하고, 중국법인(DKSC)이나 브라질 CSP 제철소를 매각하는 등 불확실한 요소를 해소했다. 신용등급도 2015년 투기등급(BB+)에서 2023년 안정적(BBB+) 등급으로 끌어올렸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페럼타워 매입은 그룹이 10여년간 추진한 사업 구조 개편에 마침표를 찍고 내실 있는 성장으로 전환했다는 의미가 있다”며 “서울 중심업무지구(CBD) 빌딩 자산 운영 등 업황 민감도가 낮은 안정적 사업 기반을 확보함에 따라 수익성 개선과 투자자산 가치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그룹은 이날 올해 2분기 실적도 공시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와 중국산 저가 제품 유입 등으로 고전한 결과를 얻었다. 그룹의 열연 철강 사업 회사인 동국제강은 매출 8937억원, 영업이익은 29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5.0%, 26.1% 감소했다.
냉연 철강 사업 회사인 동국씨엠은 매출 5018억원,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0.8% 떨어졌고 영업익은 적자 전환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