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난 지 얼마나 됐다고... ‘죽음의 일터’ 된 포스코이앤씨 공사장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7위를 기록한 포스코이앤씨의 공사현장에서 올해 들어서만 4번째 사망자가 발생해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오후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한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의 붕괴 사고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습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7위를 기록한 포스코이앤씨의 공사현장이 ‘죽음의 일터’가 됐다.

 

 올해 들어 반복된 사망사고로 고용노동부의 현장감독을 받은 포스코이앤씨의 공사현장에서 두 달여 만에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산업안전 감독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결국 29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강한 질타까지 나오면서 고용노동부는 이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하는 전국 모든 현장에 불시감독을 지시했다.

 

 전날 포스코이앤씨의 경남 함양울산고속도로 의령나들목 공사 현장에서 고용부 감독이 실시된 지 불과 2개월여 만에 사면 보강작업을 하던 60대 노동자가 천공기에 끼여 목숨을 잃고 말았다.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에선 올해 들어서만 노동자가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노동자 1명이 추락사고로 사망했다. 4월에는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로 노동자 1명이 사망, 1명이 부상한 데 이어 대구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도 노동자가 1명 추락해 숨졌다.

 

 앞서 지난 5월 노동부의 산업안전감독 결과, 포스코이앤씨 본사는 ‘배치 전 건강검진 미실시’ 위반 등 6개 법 조항 위반으로 7052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기도 했다. 공사현장 36곳은 ‘굴착면의 붕괴 등에 의한 위험 방지’ 위반으로 검찰에 1건이 송치됐고, ‘안전교육 미실시’ 등 64건에 대해서는 1억2426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4월에도 광명 신안산선 건설현장 붕괴사고 이후 정희민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회사가 공식으로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이후에도 사망사고는 되풀이됐다. 대표이사 사과문조차 공염불로 만들어버린 셈이다. 

 

 고용부는 엄정 대응에 나섰다. 고용노동지청은 사고 즉시 현장에 출동해 작업중지를 명령했다. 또 유사 천공기를 사용하는 포스코이앤씨 시공 전체 현장에 대해 사업주 작업중지 및 자체점검을 요구했다. 고용부는 점검으로 발견된 미흡 요인과 개선결과를 고용부에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뿐만 아니라 고용부는 앞서 감독을 시행한 공사현장 36곳을 제외하고, 포스코이앤씨 본사와 전국 65개 공사현장에 대한 전면적인 감독에 나서 사고가 반복되는 구조적이고, 근본적 원인을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도 수사한다.

 

 김영훈 고용부 장관은 “포스코이앤씨와 같은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 후진국형 사고가 반복해 발생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앞서 세 차례 중대재해가 발생해 집중 감독을 받았음에도 또 사고가 발생한 건 본사 및 최고경영자(CEO)의 안전관리에 총제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직격했다. 이어 김 장관은 “현장 불시감독과 본사 감독을 통해 사고가 반복되는 구조적이고 근본적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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