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시점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한미간 무역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물고 있는 영국 스코틀랜드까지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 중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측 인사들과 만나고 온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인들이 저녁 식사 후 나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비행기를 타고왔다”고 말했다.
앞서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지난 24∼25일 러트닉 장관을 만나 두 차례 협상을 했다. 이후 이들은 러트닉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하기 위해 스코틀랜드로 떠난다는 것을 파악한 뒤 급박하게 스코틀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관세 부과 유예 시한이 코앞에 닥친 만큼 협상 불씨를 계속 살려 나가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은 이날 추가 협상을 위해 워싱턴DC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31일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통상 협의를 갖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하기 위해 인천공항 출국장을 찾은 자리에서 “한국이 준비하고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한국의 상황을 잘 설명하고 조선업과 한미 간 중장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도 잘 협의하도록 하겠다”면서 “국익을 중심으로 한미 간 서로 상생할 수 있는 협상안이 마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현 외무부 장관도 방미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면담하는 등 전방위 협상 일정이 예정돼 있어 이번 주 미국에서 협상 타결 소식이 들려올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직 미국과 관세 관련 합의에 이르지 않은 대다수 국가에 대한 상호 관세율이 15∼20%로 매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영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 미국과 무역합의에 이르지 못한 약 200개국에 대해 “관세율은 15~20% 사이일 것”이라며 “그 나라들이 미국에서 물건을 팔 때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표현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영국,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새로운 무역 합의를 체결했으며 오는 8월 1일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 캐나다, 멕시코 등 나머지 주요 무역 상대국과 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