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김윤덕·문체부 최휘영 인사청문회, 도덕성 검증 놓고 여야 공방

김윤덕 딸 아파트 전세금 6.5억 지원 논란에 “겸허한 생각”
최휘영 ‘아빠 찬스’ 의혹 여야 공방…자료 제출 놓고 고성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왼쪽)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뉴시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9일 김윤덕 국토교통부·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여야는 두 후보자의 정책 역량은 물론 자녀 특혜 등 도덕성 검증을 놓고 치열하게 맞섰다.

 

◆“청년 공감 얻기 어렵다”…국힘, 김 후보자 특혜 인식 맹공

 

 국회 국토위가 개최한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장녀의 아파트 전세금 6억5000만원을 전액 지원하는 과정에서 증여세 납부를 회피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이 “본인 자녀에게 수억원대 전셋값을 대주면서 서민과 실수요자 대출을 규제한다면 누가 공감하겠느냐”고 묻자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딸이기 때문에 서민에 비해 일정한 혜택을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런 점에 대해서 겸허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큰딸이 취업을 해 독립하겠다고 했을 때 둘째 딸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고, 막내딸은 휴학한 상태”라며 “세 딸이 서울에서 살게 될 형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배 의원이 “서울에 살아야 할 형편이 있는 사람들은 후보자 딸뿐만 아니라 다 마찬가지”라며 “그런 정도의 해명으로는 젊은이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김 후보자는 “재산 신고 과정에서 실제 큰딸에 대해 제가 채권이 있고 큰딸은 저에게 채무가 있는 것”이라며 “빌려준 게 맞다”고 해명했다.

 

 또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이 “재산등록을 허위로 했거나 증여세를 피하려 금전대차로 위장을 한 것”이라고 지적하자 김 후보자는 “국회의원 재산신고 과정에서 제가 가진 큰딸의 채권과 큰딸의 저에 대한 채무가 정확하게 신고되지 못한 것은 분명히 제게 문제가 있다”고 수긍했다.

 

 김 후보자는 이상경 1차관이 교수 시절 ‘대장동 사건은 공공이익 환수의 모범사례’라고 평가한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대체적으로 동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할 수 있는 5극 3특 경제 생활권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양질의 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공급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딸 취업에 관여 안 했다”는 최 후보자…야 “자료 제출로 의혹 벗어야”

 

 여야는 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자녀 관련 의혹 등을 두고 공방을 벌였다.

 

 최 후보자 청문회가 진행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국민의힘은 자녀 특혜 취업 등 최 후보자에 대한 각종 의혹을 집중 공격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최 후보자의 장녀는 2016년 미국에서 대학 졸업 직후 최 후보자가 대표를 지냈던 네이버의 미국 자회사에 취직했고, 3년 만인 2019년 2월 미국 영주권을 받은 뒤 같은 해 퇴사했다.

 

 최 후보자는 “딸은 대학교 4학년이었던 2015년 10월 글로벌 회계법인에 취업이 합격이 됐었다”며 “딸이 회사에 출근하기 전 네이버에서 마켓 리서치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때 네이버가 미국의 엔터테인먼트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것을 알게 된 것 같다”며 “저는 당시 트리플이라는 스타트업을 하고 있어서 딸의 취업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자료만 제대로 제출하면 자녀가 아빠 찬스로 취업했다는 의혹을 벗을 것”라며 최 후보자에게 소명할 기회를 줬다.

 

 장남이 물려받은 경기 용인 소재 대지와 임야, 건물 등 10억원대 부동산 위치가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인근인 점도 논란이 됐다. 개발 정보를 미리 입수해 부동산을 취득한 후 장남에게 이를 증여하며 재산 신고를 축소했다는 의혹이다. 최 후보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생기는지 다른 주민과 마찬가지로 전혀 알지 못했다”며 “집에 붙어 있는 맹지 땅의 소유주가 내놓은 땅을 매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후보자의 토지 매입 시점은 2010년인데 반도체 클러스터 계획 발표는 2018년으로 8년의 시차가 있다”고 지원 사격했다.

 

 여야는 본격적인 질의 시작에 앞서 후보자의 인사청문 자료 제출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그중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실질적으로 제출된 자료는 30% 밖에 안 된다”며 “청문회에 임하는 태도만 봐도 문체부 장관 자격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화연·지동현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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