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에 그리는 ‘이상적인 체형’이 있다. 허리는 잘록하고, 팔과 다리는 매끈하며, 옷을 입었을 때 실루엣이 자연스럽게 살아나는 몸매다. 그러나 이런 체형을 타고난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은 살이 찌는 부위, 근육과 지방의 분포, 골격 구조가 제각각이어서 같은 체중이라도 전혀 다른 체형으로 보인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체형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체중 감량에만 매달린다는 점이다. 식단 조절과 운동으로 체중은 줄일 수 있지만, 몸의 ‘형태’까지 바꾸는 데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특히 특정 부위에 지방이 집중된 경우라면, 살을 더 뺄수록 오히려 단점이 도드라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겪기도 한다.
365mc 인천병원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체중 관리와 체형 관리는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부분비만이 원인인 체형 고민을 전신 다이어트로 해결하려 하면 건강 부담만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체형을 결정하는 요소는 단순히 체중이나 체지방률이 아니다. 지방이 어디에, 어떤 형태로 분포돼 있는지가 핵심이다. 같은 체중이라도 복부·팔뚝·허벅지·얼굴 등 특정 부위에 지방이 몰리면 전체 실루엣은 둔해 보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런 부위들이 대개 운동이나 식이요법에 잘 반응하지 않는 저항성 지방이라는 점이다. 아무리 체중을 줄여도 마지막까지 남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얼굴이나 상체가 먼저 마르면서 전체 비율이 깨지기도 한다.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살을 뺄수록 타고난 체형이 더 또렷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오히려 원하는 몸매와 멀어졌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이럴 경우 무리한 다이어트는 권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지방흡입은 단순히 체중을 줄이기 위한 시술이 아니다. 지방의 양을 줄이는 동시에, 몸의 라인을 재배치해 체형을 디자인하는 접근에 가깝다. 다음과 같은 경우라면 지방흡입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먼저 복부는 탄탄한데, 허리 라인이 일자형인 경우다. 체중은 정상 범위인데 허리 굴곡이 거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는 내장지방보다 피하지방이 옆구리와 하복부에 분포돼 생기는 체형적 특징이다. 복부 운동이나 체중 감량만으로는 허리 곡선을 만들기 어렵다. 이럴 때 지방흡입은 허리 라인을 분명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팔뚝만 유독 굵어 재킷 착용이 부담스러운 경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팔뚝 지방은 여성에게 특히 흔한 고민 부위다. 상체는 마른 편인데 팔만 두꺼워 보이면 옷 맵시가 살아나지 않는다. 팔뚝은 일상적인 운동으로 지방 감소 효과를 보기가 어려운 대표적인 부위 중 하나다.
또한 체중계 수치는 정상이지만, 속옷 위로 삐져나오는 지방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이 부위는 일상 활동 중 거의 사용되지 않는 영역이라 지방이 쉽게 축적된다. 단순 다이어트로는 개선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재현 대표병원장은 “팔뚝 지방은 체중과 무관하게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체형 스트레스를 크게 유발한다”며 “불필요한 체중 감량 대신 국소 부위 접근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지방흡입은 무조건 살을 빼기 위한 시술이 아니라, 이미 관리하고 있는 생활습관 위에 체형 균형을 더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며 “불필요한 지방 분포를 정리해 전체 실루엣을 개선하는 것도 하나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