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은 국내 이동통신 3사에서 모두 해킹 사고가 발생한 혼란스러운 해로 기록됐다. SK텔레콤에 이어 KT도 후속 대책으로 전 가입자 대상 위약금 면제를 시작하면서 반 년 만에 다시 보조금 출혈 경쟁이 현실화됐다. 이동통신 3사는 병오년 새해 인공지능(AI) 사업의 수익화에 힘쓰는 동시에 소비자 신뢰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위약금 면제를 시작한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지난 3일까지 5만2661명이 KT를 이탈했다.
KT를 이탈한 가입자들이 정착한 곳은 SK텔레콤에 집중됐다.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3만2336명으로, 전체 약 61.4%를 차지했다. LG유플러스로 이동한 가입자는 1만2939명, 알뜰폰(MVNO)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7386명으로 집계됐다.
앞서 KT는 해킹 사태에 대한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조사결과 발표에 따라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올해 1월 13일까지 해지 시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결정했다. 잔류한 가입자들에게는 6개월간 매월 100GB 데이터 무상 제공, 로밍 데이터 50% 추가 제공,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이용권 제공 등 혜택을 제공하며 방어선을 유지한다.
지난해 4월 해킹 사태를 겪은 SK텔레콤도 해지 위약금 면제와 함께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외식∙문화 등 혜택을 제공한 바 있다. SK텔레콤이 위약금을 면제한 기간 동안 약 80만명이 이탈했다. 번호이동으로 SK텔레콤으로 옮겨온 가입자를 더해도 약 60만명이 순감했다.
당시에도 이동통신 3사간 보조금 대란이 현실화됐고, 이번 KT 위약금 면제 기간에도 비슷한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일명 성지라고 불리는 박리다매형 유통점에서는 새해 첫날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5가 공짜폰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초유의 해킹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이동통신 3사의 합산 매출은 60조원을 상회한 것으로 추산된다. AI 데이터센터 등 B2B 사업 영역에서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만 계속된 해킹 사태로 손상된 소비자 신뢰 회복에 힘쓸 전망이다.
향후 5년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7000억원, KT는 1조원 규모를 정보보호 분야에 투자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최고 수준의 정보보호 인력을 영입하고 내부 전담인력을 육성하는 등 정보보호 전문 인력을 기존 대비 2배로 확대한다. KT는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전사 차원의 ‘정보보안 혁신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보안관리 체계를 전면 강화한다.
이러한 의지는 이동통신 3사 수장의 신년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정재헌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다시 뛰는 SK텔레콤을 위해 건강한 에너지를 모으자고 당부하면서 ▲고객 중심 ▲새로운 혁신 ▲AI 전환(AX) 등을 새해 변화 방향으로 공유했다. 김영섭 KT 대표도 정보보안을 핵심 과제로 제시하면서, AX 역량을 강화해 조직 전반의 체질 개선에 나서자고 말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 역시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