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은행 대주주 특수관계인에 대한 신용공여 절차 위반 등으로 과태료 등 제재를 받았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날 하나은행에 3억7000만원의 과태료와 퇴직자 위법·부당사항(2명), 주의(1명), 준법교육조건부 조치면제(8명) 등을 부과했다.
하나은행은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게 기준금액을 넘는 대출을 하면서 제대로 된 절차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사전 의결을 거치지 않았고, 대출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즉시 보고하거나 외부에 공시하지도 않았다. 공시도 분기별로 해야 하는 대주주 신용공여 현황에서도 해당 대출을 누락한 채 공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은행법에 따르면 은행은 대주주나 대주주의 특수관계인에게 일정 규모 이상의 돈을 빌려줄 경우 엄격한 절차를 따라야 한다. 신용공여 금액이 자기자본의 0.1% 또는 50억원 중 더 적은 금액을 넘으면, 대출 실행 전에 반드시 이사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또 대출 사실을 지체 없이 금감원에 보고하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시해야 하며, 분기마다 대주주 관련 대출 규모와 조건, 변동 내역도 공개해야 한다.
이외에도 하나은행은 금융거래 약관 변경 시 보고의무 및 고객통지 의무, 전자금융거래법상 인터넷·모바일뱅킹 시스템의 전산자료 보호대책 의무 등도 위반했다.
은행은 금융거래 약관을 새로 만들거나 내용을 바꿀 경우, 변경 후 10일 이내에 금감원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하나은행은 2021년 11월부터 2023년 8월까지 여러 부서에서 다수의 금융거래 약관을 변경·시행하면서도, 법에서 정한 기한 내에 금융감독원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은행은 인터넷·모바일뱅킹 등 전자금융 서비스 약관을 바꿀 경우, 시행일 최소 한 달 전에 해당 내용을 고객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2020년 4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여러 전자금융 약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객에게 기한을 넘겨 통지하거나 아예 통지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아울러 2019년 7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여러 영업점에서 지분증권 20%를 초과하는 담보 대출을 취급하고도, 이를 금감원에 제때 보고하지 않은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