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회장은 없다…여전한 유리천장] 4대 금융 ‘금녀의 벽’…여성수장 한번도 없었다

은행권 女 임원 비율 평균 6.4%
승진에 일∙가정 양립 부담
“남성 중심 조직문화부터 개선돼야”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연임 문제가 최근 도마에 오른 가운데 금융권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유리천장’ 이슈도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에선 아직도 여성이 수장에 오른 적은 없다.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박정림 전 KB증권 대표가 내부 최종 압축 후보군(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던 사례가 거의 유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사단법인 여성금융인네트워크 등이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한 국제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금융권 여성 리더십의 특성과 승진 장애요인 연구 자료 등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시중∙지방은행의 여성 임원 비율은 평균 6.4%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권에서 일하는 여성이 어느덧 전체 인력의 절반을 넘어섰지만, 위로 갈수록 그 비율은 급격히 줄어든다. 중간관리자는 전체의 30%, 임원 단계로 올라가는 여성은 10% 미만인 한자릿수로 떨어진다.

 

 물론 수십년 전과 비교하면 금융권의 여성 리더십이 비약적으로 성장한 건 사실이다. 문제는 2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유리천장은 여전히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금융인네트워크가 지난해 5월 금융기관에 재직 중이거나 재직했던 15년 이상 종사자 141명에게 설문한 결과를 보면 최장 근무한 곳을 기준으로 ‘여성 임원이 10% 미만’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전체의 59.6%였다. 이 가운데 ‘여성 임원이 전혀 없다’고 전한 비율도 5.7%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 승진에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는 응답자의 68.8%가 일∙가정 양립 부담을 꼽았다. 이어 남성 중심 조직문화∙비공식 네트워크 배제(63.9%), 유리벽(54.6%) 등의 순이었다.

 

 장애요인에 대한 남녀 간 인식의 차이도 매우 큰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은 주로 ‘남성 중심 조직문화’와 ‘멘토링 부족’ 등 구조적 제약에 초점을 맞춘 반면, 남성은 ‘여성의 리더십 스킬 부족’, ‘육아 및 가사책임 부담’ 등 개인적 여건이나 역량 문제를 제시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발표한 김종란 여성금융인네트워크 자문위원(전 KB국민은행 상무)은 “이는 조직 내 성차별 인식의 단면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남성 중심적이고 성차별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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