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도심 곳곳에 무인 갓챠(뽑기)숍이 늘어나고 있다. 유행이 지난 줄 알았던 인형 뽑기방도 여전히 인기다. 외국 인기 캐릭터가 국내에서 기간 한정으로 여는 팝업스토어는 사전예약이 일찌감치 마감될 정도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처럼 캐릭터 지식재산권(IP)이 상품을 구매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자 산업계에서도 컬래버레이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도 캐릭터들 간 별들의 전쟁이 성사됐다.
1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밸런타이데이 매출은 전년 대비 11.6% 성장했다. 리락쿠마와 에버랜드 뿌직이&빠직이 등 캐릭터 차별화 상품의 매출이 20.5% 신장하며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귀여운 캐릭터에 실용성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CU는 올해 밸런타인데이 콘셉트를 레트로로 정하고 30주년을 맞은 포켓몬과 65주년을 맞은 피너츠 스누피를 앞세워 선물 수요 공략에 나섰다. 컬래버 상품은 총 17종으로 한정 수량으로 소장 가치를 높이면서도 스토리를 담은 굿즈형 상품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포켓몬 상품은 게임 속에 등장하는 도트 그래픽을 재현했으며 최근 수요가 높아진 아크릴 키링, 립밤 홀더, 플립북 키링, 키캡 등 가방과 파우치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들로 구성됐다. 스누피 굿즈는 리유저블 백, 패딩 파우치, 블루투스 스피커, 접이식 테이블, 접이식 카트 등 캠핑·생활 잡화류까지 라인업을 확장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2월 밸런타인데이부터 3월 화이트데이, 신학기까지 두 달간 이어지는 성수기를 맞아 몬치치, 몽모, 셔레이드쇼 등 다양한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차별화 선물을 선보인다.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키링, 스마트톡, 마우스패드 등 실용성과 소장 가치를 모두 갖춘 굿즈가 동봉돼 선물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지난달 28일 몬치치의 기묘한 이야기 컬래버 버전 키링 사전예약을 진행한 결과, 하루 만에 1만개가 완판된 점에서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도 몬치치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된다. GS25는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 멤버들의 증명사진과 초콜릿 스낵을 동봉한 선물세트도 선보인다.
세븐일레븐은 헬로키티, 위글위글, 이나피스퀘어 등 덕심 저격 3대장을 앞세운다. 밸런타인데이와 설 명절이 이어지는 연휴인 만큼 핫한 IP 컬래버 기획상품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단순한 초콜릿 선물을 넘어 일상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텀블러, 파우치, 키링 등 실용적인 굿즈를 선호하는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이마트24는 러블리한 감성의 토끼 캐릭터 슈야토야 IP를 활용한 밸런타인 단독 기획세트 상품을 선보인다. 자신만의 스타일로 소품을 꾸미는 MZ세대의 트렌드를 반영해 스티커, 아크릴 키링 등의 굿즈를 함께 구성해 선물의 특별함을 더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념일에는 실용성과 소장 가치를 겸비한 차별화 상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밸런타인데이에서 설 연휴, 새 학기, 화이트데이까지 이어지는 수요를 고려해 소장욕구를 자극하는 캐릭터 굿즈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