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에 겪기 쉬운 건강문제는?… ‘이렇게 대처하세요’

민족 최대 명절 설이 다가온다. 하지만 이 시기, 평소와 달라진 생활패턴으로 건강에는 자칫 부담이 되기도 한다. 평소보다 과식하느라 배탈에 노출되거나, 고단한 장거리 운전에 목부터 어깨‧허리 등이 부담을 받거나,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 모임을 준비하느라 손목이 시큰거린다. 수원s서울병원 가정의학과 나경민 원장으로부터 설 명절 이후 겪기 쉬운 상황별 대처법을 체크해봤다.

 

◆살살 배가 아프네… 소화불량인줄 알았는데, ‘식중독?’

 

명절은 평소보다 과식하기 쉬운 시기로 꼽힌다. 명절 음식이 다소 기름지고 열량이 높은 탓도 있지만, 오랜만에 만난 가족과 친지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보면 자연스럽게 평소보다 섭취량이 늘어난다. 이렇다보니 명절 연휴에는 소화불량에 노출되는 사람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올해는 더 나아가 바이러스성 식중독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표적으로 ‘노로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식중독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겨울철에 유독 활개치는 바이러스다. 나경민 원장은 “노로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파로도 쉽게 확산돼 많은 사람이 모이고 한 번에 많은 음식물을 미리 만들어 과식하는 연휴 기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에 따르면 굴 등 어패류는 되도록 익혀 먹고, 미리 세척해 냉장고에 보관했던 채소류도 먹기 전에 다시 씻어 먹어야 한다. 날씨가 춥다고 미리 만들어 놓은 명절음식을 베란다 등에 보관하는 것도 피한다. 햇빛 등에 의해 세균이 증식할 수 있어 가급적 냉장보관하자. 무엇보다 화장실 사용 후‧귀가 후‧조리 전에는 반드시 비누 등으로 30초 이상 손을 올바르게 씻는다.

 

나경민 원장은 “음식물 섭취 후 구토, 설사, 무기력증, 몸살에 걸린 듯한 느낌 등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난다면 가까운 병·의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사노동‧장거리 운전, 명절 후 ‘근골격계 통증’ 원인

 

명절 기간 이후 근골격계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 문을 두드리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실제 귀성길‧귀경길에서의 무리한 장거리 운전, 많은 사람들의 음식을 한번에 준비하는 과도한 가사노동 등은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나 원장에 따르면 오랜 운전 이후 흔히 목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운전석에 앉아 전방을 주시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쭉 뺀 자세가 지속된다. 이럴 경우 경추의 추간판(디스크)이 후방으로 돌출된다. 이때 목뼈가 받는 부담이 커지며 목의 통증이 심해진다. 장거리 운전 이후 충분히 쉬고 난 뒤 뒷목의 뻐근함과 아픈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운전대를 오래 잡고 있다보면 승모근부터 어깨까지 통증이 이어지기도 한다. 나경민 원장은 “일시적인 증상일 수 있지만 중년 이후라면 근육 및 힘줄이 직접 손상된 회전근개파열의 확률이 존재해 진찰을 받는 게 권고된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허리 근육, 손목 등의 피로도가 커진다. 무거운 재료를 들고 옮기고, 한 자세로 오랜 시간 음식 준비를 하다보면 인대가 피로해져 급성 요통이 발생하기 쉽다. 손목도 욱신거린다. 이 시기 피로가 누적돼 발생하는 손목 건초염 발병률이 높다. 따뜻한 찜질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오래 이어질 경우 손목터널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는 두꺼워진 인대가 손으로 가는 터널 속 신경을 압박하면서 손이 저리고 마비된 느낌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부뿐 아니라 셰프들에게도 흔한 질환이다. 나경민 원장은 “엄지와 둘째 손가락, 셋째 손가락이 저리고 무감각해지는 게 단순한 손목 통증과 차이점”이라며 “방치하면 손목에 힘이 빠지는 등 일상에 큰 지장이 생기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 원장은 이같은 연휴 근골격계 통증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지 않기’와 ‘틈틈이 스트레칭’하는 것을 꼽았다. 필요한 경우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를 활용하자. 그는 “과도하게 근육을 사용할 경우 부담이 가고 뭉치기 쉽다”며 “반드시 스트레칭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병을 키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연휴 전 ‘명절상비약’ 챙기기

 

명절 연휴에 의료기관도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다보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상비약을 챙겨두는 것은 필수다. 약장을 체크해 평소 복용하는 약과 구급약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확인해본다.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상처 치료용 연고, 소독약, 반창고 등이 기본으로 꼽힌다. 아이가 있다면 어린이용 해열제와 체온계도 잊지 말자.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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