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비즈=송정은 기자] IT, 문화 콘텐츠, 여행 등 특정 업계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워케이션’이 다양한 분야의 기업으로 퍼지고, 그 범위도 국내에서 해외로 확대하고 있다. 기업들은 해외 워케이션에서 얻은 경험으로 창의력 넘치는 퍼포먼스를 유도해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높은 만족도를 제공해 직원들에게 소속감을 고취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23일 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이하 간삼건축)에서 근무하는 정주원 수석과 권원선 수석(D.ex 본부)을 만나 이들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약 2주 간 경험한 간삼건축의 ‘릴레이 런던’ 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을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여유로운 일정 속에 자신들의 주 업무 분야인 도시형 생활주택 등 건축설계 분야와 관련한 런던의 수많은 사례들을 상세히 살펴보며 값진 인사이트(Insight, 통찰)를 얻을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간삼건축은 지난 1일 이 달부터 임직원 해외거주 프로그램을 재개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간삼건축은 릴레이 런던 프로그램을 지난 2019년 1차 진행 후 코로나로 잠정 중단 시켰다가 올해 위드 코로나 시대가 열리자 재개했다. 간삼건축 관계자는 “창의적 퍼포먼스를 위한 휴식과 견문의 장을 제공해 자연스럽게 세계 각국의 사람들의 삶을 관찰하기를 기대한다”고 해외거주 프로그램 재개의 배경을 설명했다.
김태집 간삼건축 대표는 “어떤 통제도 없이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이 참여 직원들에게 휴식과 함께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제 런던에 다녀 온 두 수석의 말에 따르면 릴레이 런던은 최상의 만족감을 전해준 것으로 보인다.
권 수석은 “학교에서 배운 다양한 해외 사례들을 그들의 문화와 함께 체험하며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향후 설계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관광 목적으로 갔다면 꿈도 못 꿨을 일”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은 “런던의 경우 박물관과 전시관 등 ‘퍼블릭 스페이스(Public Space, 공공건물·기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영국 사람들이 이 퍼블릭 스페이스를 얼마나 자유롭게 누리며 이것이 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며 “여기서 얻은 경험이 향후 실버타운과 도시형생활주택 설계 등 업무에 많은 영감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간삼건축은 런던뿐 아니라 전 세계 다양한 지역으로 떠나는 ‘릴레이 여행’을 2명씩 팀을 이뤄 내년 9월까지 3~4년 내 수석 급까지 대상을 확대해 순차적으로 진행시킬 방침이다.
이외에도 임직원들에게 해외 워케이션 기회를 주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7월 강원도 춘천에서 최장 4박 5일을 근무하게 하는 워케이션 제도 도입을 발표한 이후 향후 일본 도쿄로도 6박 7일간 직원을 보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는 도쿄 메구로 지역에 임직원을 위한 전용공간 ‘베이스 캠프’를 마련해 숙소와 업무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사 라인플러스도 지난 7월 시차 4시간 이내 해외 지역에서 근무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워크 2.0’ 근무제를 공식화했다. 내년 3월까지 최대 90일 동안 라인의 주요 시장인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 등에서 해당 제도를 시행한다.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내년부터 모든 직원의 괌·몰디브 해외 원격근무를 허용할 방침이다.
해외 워케이션을 준비하는 기업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 상품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취미 여가 플랫폼 프립은 해외 워케이션을 준비하는 고객들을 위해 ‘발리 4성급 워케이션 숙박권 프로모션’을 진행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프립 관계자는 “이번 프로모션은 서핑과 요가 성지인 발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일과 여가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라며 “연말 장기 여행 계획을 하고 있다면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꿈꿔온 워케이션을 경험해 보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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