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한 모금] 굴리는 돈만 980조…주식시장 ‘큰손’ 국민연금, 무얼 담았나

국내주식 15.9%·해외 30.3%
“포트폴리오 더 세분화돼야”

국민연금기금 포트폴리오(단위 %). 국민연금 제공

‘국민연금, 00 기업 투자 대폭 축소’, ‘국민연금, 매수세에 개미도 동참’.

 

 주식투자에 관심 있는 투자자라면 뉴스나 증권사 리포트에서 자주 봤을 문구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이번 주 ‘경제 한 모금’ 코너에서 국내 주식 시장의 ‘큰손’ 연기금이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 최근 이슈 등에 대해 알아본다.

 

 국민연금기금은 국민연금제도에 의해 모여진 자금으로, 줄여서 연기금이라고 부른다. 연기금은 1988년 국민연금법에 따라 설치된 이후 성장해 올해 6월 말 기준 운용 규모가 983조원에 달한다. 연기금은 자금의 성격상 장기 투자가 필요할 뿐 아니라 거액의 자금을 운용해 대표적인 기관투자가로 본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본부는 연기금의 안정적인 성과 제고와 위험 분산을 위해 국내·해외 주식, 국내·해외 채권, 대체 투자, 기타 금융상품 등 금융 부문, 복지 부문, 기타 부문으로 나눠 운용된다. 기금의 99.9%는 금융 부문에 투자된다.

 

 현재 국민연금은 기금 규모가 점차 커지면서 국내 투자 비중을 축소하고, 해외 투자 및 대체 투자를 확대하는 등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이다.

 

 국민연금이 공시한 ‘2024년도 국민연금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자산군별 목표 비중은 ▲국내 주식 15.4%(157조6012억원) ▲해외 주식 33%(337조9503억원) ▲국내 채권 29.4%(300조8547억원) ▲해외 채권 8%(81조8979억원) ▲대체투자 14.2%(145조9312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이는 올해 말보다 해외 주식과 대체 투자를 각각 2.7%포인트와 0.4%포인트 높이고, 국내 주식과 국내 채권을 각각 0.5%포인트, 2.6%포인트 낮춘 수치에 해당한다.

 

 하지만 국내 투자를 축소하고 해외 투자를 확대하려는 국민연금의 향후 운용 계획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축소로 국내 증시가 침체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국민연금 고갈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 국내 주식을 대량 매도할 경우 시장에 더 큰 혼란을 줄 수 있어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큰 규모의 자금을 국내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연기금이 주식, 채권 등 자산을 매입하거나 처분할 때마다 자산 가치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가격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 또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대 저성장이 현실화되면서 국내 주식 투자로 수익률을 높이기에 역부족이라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 투자 확대는 추후 유동성 확보에 긍정적”이라며 “해외 투자 확대는 연기금이 국내 자본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고 유사시 국내 시장에 충격 없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