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금통위 사흘 앞으로…기준금리 9연속 동결 무게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에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도 여전
가계부채 증가세도 안심 못해…황건일 신임 금통위원 성향도 관심

 

 한국은행의 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소비자물가 상방 압력 등을 고려하면 현 수준(3.50%)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거란 전망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19일 한은에 따르면 금통위는 오는 2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한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부터 여덟 차례 연속 현 수준에서 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 수준이 2%까지 도달할 때까지 이러한 기조를 유지할 거라고 밝힌 터라 이달 금통위에서도 금리 동결을 점치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9회 연속 기준금리가 동결되는 셈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는 점이 한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춘다. 앞서 연준은 지난 1일 끝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5.25~5.5%로 동결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네 차례 연속 동결 결정을 내리며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일 FOMC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직은 금리 인하를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고 언급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안정 시기도 지연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하며 추정치(2.9%)를 웃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추정치(3.7%)를 상회한 3.9%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최근 5개월 새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5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가능성은 20% 중반대까지 떨어졌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재차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완화적 통화정책을 기대하기 어려운 요인이다. 통계청이 지난 2일 내놓은 ‘1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2.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하지만 최근 중동 정세 불안에 따라 국제 유가가 반등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하다. 같은 날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월 소비자물가가 2.8%를 기록했지만 최근 중동지역 불안 등으로 국제 유가가 80달러대로 재상승하는 등 2~3월 물가는 다시 3% 내외로 상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가계부채 증가 둔화세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는 판단도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운 요소다. 지난달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9000억원 늘었는데, 1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증가 폭이다.

 

 한편 2월 금통위는 황건일 신임 금통위원이 참여하는 첫 회의이기도 하다. 아직 뚜렷한 색채를 드러내지 않은 황 위원의 합류로 금통위의 색채가 바뀔지도 관심이다. 이날 금통위 후엔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을 2.1%로, 물가상승률을 2.6%로 제시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