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BTS의 광화문 공연, K-팝 이전에 K-안전

 방탄소년단(BTS)의 팬덤 아미의 시선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으로 향하고 있다. 3년5개월 만의 완전체 컴백 무대인 데다 광화문에서 열리는 첫 K-팝 단독공연이라는 점에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데 날짜가 다가올수록 기대만큼 논란도 생겨났다. 사기업 특혜라는 비판과 국가 브랜드 홍보라는 반론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하지만 최종 결정은 내려졌고 이제 무사히 치러내는 일이 과제가 됐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몇번을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안전’이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21일 광화문 일대에서 ‘BTS 컴백 라이브: ARIRANG’을 진행한다. 국가유산청과 서울시가 광화문 광장 사용을 허용했고, 무료 공연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인근 숙박비가 폭등했고 경찰은 당일 26만여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실상 국가기관의 참여로 인해 이번 공연은 이미 한 엔터테인먼트사의 행사를 넘어섰다. 추가 티켓까지 발매해 관람석은 2만2000석까지 늘어났지만 공연장 외곽까지 팬들이 대거 몰릴 수 있어 정부와 담당 기관은 총력 대응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최근 안전관리위원회 지역축제 소위원회를 열고 인파 관리 강화와 응급의료 체계 보완, 퇴장 동선 정밀화, 비상 상황 대응 시나리오 구체화, 지하철 무정차 통과 등 다양한 보완 사항을 내놓으며 대책을 마련 중이다. 또 국가유산청은 공연 당일 경복궁과 국립고궁박물관 휴관을 결정했고 궁장 기와 상태 점검, 순찰 강화, 전 직원 비상근무 체계를 가동한다. 행정안전부는 11일 장관 주재 대책회의를 실시했고, 공연 이틀 전에는 정부합동안전점검단을 구성해 현장 전반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경찰 역시 광화문 일대를 여러 구역으로 나눠 책임자를 지정하고 경찰특공대와 강력팀까지 투입하는 비상 체제를 갖췄다.

 이처럼 대규모 행정력이 투입되면서 ‘사기업 행사에 대한 과도한 지원 아니냐’는 지적도 자연스레 나오게 됐다. 교통 통제와 지하철 무정차 통과로 시민 불편이 예상되고, 광화문 일대 상권 역시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공연 소식이 알려진 뒤 인근 예식장을 예약한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결혼식 당일 교통 상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반대 시각도 있다. 방탄소년단은 세계적인 문화 아이콘이다. 그들이 한국의 상징 공간인 광화문에서 무료 공연을 펼친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문화를 다시 한 번 알리는 홍보 효과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넷플릭스가 최초로 전 세계 190개국에 생중계한다. K-헤리티지에 뜻깊은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하다.

 결국 어느 쪽이 옳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공공 자원이 사기업 행사를 위해 과도하게 동원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도 설득력이 있고, 세계적인 K-팝 아티스트의 공연을 통해 국가 브랜드를 높일 기회라는 주장 역시 현실적이다. 두 시각 모두 진지하게 들을 만하다. 다만 이 모든 논쟁 속에서도 무엇보다 앞세워야 할 가치는 안전이다. 우리는 2022년 이태원 참사를 통해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서 안전관리가 얼마나 절박한 문제인지 이미 뼈저리게 경험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광화문 공연은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정부와 산하 국기가관의 인파 관리 체계를 점검하는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된 방탄소년단이 한국의 상징 공간에서 공연을 펼치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더욱이 시민의 불편과 공공 행정의 부담 위에서 만들어진 무대다. 수십만명의 운집이 명확한 만큼 단 한 건의 불미스러운 사고 없이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무대에서 가장 먼저 증명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은 대한민국의 안전 관리 능력이다. 광화문 공연이 철저한 준비 속에 잘 치러져 우리나라가 대형 문화 이벤트를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는 나라임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권기범 연예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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