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채무 부담과 내수 침체 심화로 빚을 갚기가 어려워진 개인사업자라면 은행권에서 자율 시행 중인 ‘개인사업자대출119’을 이용해보는 건 어떨까.
개인사업자대출119는 일시적 자금난에 빠진 개인사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로, 2013년 2월 일부 은행에서 ‘개인사업자 프리워크아웃’이란 명칭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2017년부터 해당 프로그램의 이름을 개인사업자대출119로 바꿔 반기별로 우수 은행을 선정하는 등 제도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대상은 만기시점에 채무상환이 어렵거나 연체 발생 후 3개월 이내인 개인사업자 차주다. 사업자로서 받은 대출에 한정해 지원이 이뤄진다. 은행은 개인사업자대출119를 통해 개인사업자 차주들의 만기를 연장하거나 이자를 깎아주는 식으로 지원을 제공한다. 연체 우려가 있는 한계 개인사업자로선 채무조정을 통해 신속한 재기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은행 역시 부실 가능성이 있는 차주를 선제적으로 지원해 건전성 제고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로 전체 지원액 중 39.8%가 상환이 완료됐다.
은행별로 자율 운영중인 제도인 만큼 신청방법은 각기 다르다. 통상 거래은행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개인사업자대출119 지원대상 여부를 확인한 후 회생가능성 등의 판단을 거쳐 지원이 실행된다. 돈을 빌린 은행의 심사기준 및 차주의 상환능력에 따라 해당 제도가 적용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이 제도를 통해 약 10여년 간 개인사업자 7만 9941명의 차주가 11조9401억원의 채무 조정을 받았다. 유형별(중복 제외)로는 만기연장이 전체의 73.6%로 가장 많았다. 이자감면(32.0%), 대환대출(3.3%), 상환유예(2.7%)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한 해 개인사업자대출119 지원현황을 보면 상환부담이 경감된 대출금액은 2조4093억원에 달했다. 1년 새 37.3% 급증했다. 지원건수는 2만7278건으로 같은 기간 56.5% 급증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연내 개인사업자대출119 도입이 예상된다. 인뱅 3사는 2021년 이후 개인사업자대출을 취급하고 있지만 아직 관련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주로 개인사업자대출을 판매하기 시작한 2022년 취급분의 만기가 서서히 도래하면 올해 하반기부터는 인터넷은행들도 관련 제도 도입을 마무리할 거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또 여전히 안내 부족 등으로 해당 제도를 모르는 개인사업자도 적잖다. 금감원은 영세하고 취약한 개인사업자가 개인사업자119를 이용해 적시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금융안정지원2팀 관계자는 “개인사업자들이 만기에 대출을 갚지 못하는 게 구조적 문제라기보단 일시적 유동성 문제 때문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들에게 프리워크아웃 지원을 통해 연체를 피할 수 있도록 도우면 은행의 건전성을 관리하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