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곤지름, 병변 발현 부위 다양… 부끄러워 말고 진료받아야

긴 장마와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고온다습한 날씨가 지속되는 이 시기에는 수영장, 바다를 비롯한 대중목욕탕이나 공중화장실 등 공공장소에서 비뇨기 질환에 감염돼 내원하는 환자들이 증가한다.

 

여름철 발병 빈도가 높은 감염성 비뇨기 질환 중에는 곤지름이 대표적이다. 콘딜로마로도 불리는 곤지름은 자궁경부암 원인으로 잘 알려진 인체 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 감염에 의해 성기 부위에 생기는 사마귀다.

 

인체 유두종 바이러스는 전파력이 강해 한 번의 성접촉으로 약 50%가 감염될 수 있다. 대부분 성관계에 의해서 전염되나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세균과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쉬운 탓에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라면 다중이용시설 이용만으로 감염될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곤지름은 감염 후 짧게는 3주, 길게는 6개월 이상의 잠복기를 거쳐 면역력이 떨어지기 시작할 때 증상이 발현된다. 대부분 감염 2~3개월 후에 피부병변을 확인할 수 있다.

 

초기에는 촉촉한 빨간 종기가 나타나며,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부위에 여러 개가 다발로 발생하게 된다. 양배추나 작은 버섯, 닭 볏 등의 형태를 보이며, 병변을 건드리면 쉽게 출혈이 되거나 분비물이 나오기도 한다. 임신 중에는 크기가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

 

드물게는 암이 되기 전 단계의 변화를 보이거나 악성종양으로 변하기도 하며, 여성의 경우 자궁경부암을 유도할 수 있다. 곤지름이 의심된다면 증상이 발현되거나 타인에게 전염하기 전에 빠르게 검사를 받고 치료할 것을 권장한다.

 

치료에 앞서 조직 검사, 유전자 검사, 내시경 검사를 시행한다. 이를 통해 곤지름 발병 여부뿐 아니라 잠복 사실까지 진단 가능하다. 개개인의 증상 발현 정도에 따라 약물치료(포도필린, TCA, 알다라크림), 냉동요법, 고주파 또는 레이저 치료 등을 적용한다.

 

정희정 제이랑여성의원 원장은 “곤지름은 외음부는 물론 질 속, 요도, 항문까지 성관계 시 접촉이 되는 여러 부위에 생길 수 있다”며 “부인과에서는 해부학적 이해도를 바탕으로 모든 부위에 발생한 병변을 면밀히 확인해 제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곤지름은 성접촉만으로 쉽게 감염될 뿐 아니라 재발도 잦은 질환이므로, 일상 속 관리가 필수”라며 “곤지름에 노출되지 않으려면 한 사람의 파트너와 관계를 갖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다중이용시설에서도 주의해야 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을 접종한다면 곤지름은 물론 자궁경부암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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