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시대의 산업지형도] 누구도 만족 못하는 ‘최저임금 1만원’ 시대

이인재 최저임금위원장이 12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결정된 뒤 자리에 앉아 있다. 뒤쪽으로 내년도 최저임금은 10030원 결정된 표결결과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오지 않을 것 같던 최저임금 1만원이 현실이 됐고 대한민국 산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가 최저임금 1만원 시대 맞은 산업계의 반응과 전망을 짚어봤다. <관련기사 2,3면>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는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했다. 노사의 최종안을 투표에 부친 결과다. 노사는 최종안으로 각각 1만120원(2.6% 인상)과 1만30원(1.7% 인상)을 제시했다. 표결 결과 사용자 안 14표, 노동자 안 9표로 사용자 안이 채택됐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올해 적용 최저임금(9860원)보다 170원(1.7%) 높은 수준이다. 월 환산액(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으로는 209만6270원이다. 인상률은 2021년(1.5%)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지만, 1988년 최저임금제도 도입 이후 37년만에 처음으로 ‘1만원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문재인 정부 집권 초기인 2017년 최임위는 2018년도 최저임금을 전년도보다 16.4%(1060원) 올렸다. 급격한 인상 결과 2017년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2022년 9160원으로 5년간 41.5%가 올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최저임금은 2023년 5%(460원), 올해 2.5%(240원) 올랐다.

 

 최저임금이 1만원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이해당사자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자영업자들은 생존의 위협을 느낀다며 울상을 짓는다. 경영계는 최근 몇 년 간 최저임금 고율 인상으로 인해 소상공인의 지불능력이 취약하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 노동계는 최근 몇 년 사이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실질임금 저하가 심각하다고 지적한다.

 

 최저임금의 주체가 되는 근로자와 사업주, 정부 모두 만족하지 못한 상황이 매년 되풀이되는 탓에 최저임금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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