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강소 기업을 가다] ‘아이앤나’ 이경재 대표 “저출산으로 시장 규모 줄었지만, 새로운 기회 찾았죠”

아이앤나는 임신·출산·육아 종합 플랫폼인 ‘아이보리 애플리케이션’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경재 대표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돌보는 가족 전체가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켜왔다”고 말했다. 사진=아이앤나 제공.

 저출산의 심각성만이 대두하고 있는 이때, 위기를 기회로 삼아 가파른 성장세를 이끄는 기업이 있다. 정보와 공감이 힘이 되는 시기, 출산과 육아를 기반으로 초보 맘(엄마)이 찾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된 아이앤나의 아이보리 앱이다. 국내 유일 산후조리원 기반 육아 플랫폼 서비스를 만든 이경재 대표를 만나봤다.

 

 아이앤나는 임신·출산·육아 종합 플랫폼인 ‘아이보리 애플리케이션(앱)’(아이보리)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이름 그대로 아기와 나(엄마·아빠)가 모두 행복한 출산, 육아 생활을 영위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했다. 이 대표는 부모가 행복해야 아기도 행복할 수 있다는 신념 아래 돌보는 가족 전체가 편안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발전시켜왔다.

 

 ◆“출산율 감소는 또 다른 기회”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0.98명이던 합계 출산율은 2021년 0.82명으로 떨어졌다. 반면 28조6281억원의 저출산 예산은 2배 가까이 늘어난 42조9003억원에 다다랐다. 정부와 미디어가 연일 저출산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다. 현업에서 체감되는 현실은 어떤지 묻자 “변화가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고 답한 이 대표는 “출생아 수가 감소함에 따라 시장 전체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동시에 부모들이 자녀에게 투자하는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점을 주목해 사업을 확장했다. 

 

 육아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했다. 과거에는 전통적인 육아 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요즘은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육아’가 대세다. 이 대표는 “부모는 아기의 건강과 안전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싶어 하며 데이터 기반으로 아기의 성장 발달을 관리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출산율은 낮아져도 변화하는 추세에 맞춰 대응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아이앤나는 저출산 시대에도 성장할 기회를 잡고자 했다.

 

 우리나라 출산모의 80%가 산후조리원에 입소한다. 산모 방과 신생아실에 따로 떨어져 케어를 받고 아빠도,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쉽사리 아이를 만나볼 수 없다. 언제 어디서나 아이를 볼 수 있겠다는 바람으로 ‘베베캠’을 만들었다. 2017년 국내 최초로 도입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라이브 영상 서비스 베베캠은 현재 전국 330여 개 산후조리원과 7600여 개 신생아 침대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저출산 시대에 아기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돌보는 게 우리 시대가 가진 사회적 목표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 기술 기반의 산후조리원 베베캠 서비스를 개발하고 창업하게 되었다”고 서비스의 출발점을 짚었다.

-아이앤나 이경재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2024년 글로벌 유니콘 프로젝트’에서 아기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아이앤나 제공.

 ◆영상·기록·구매…필요한 서비스를 하나로

 

 ‘국내 유일’이라는 타이틀이 아이앤나의 가치를 짐작하게 한다. 이 대표는 “전국 산후조리원 82%의 시장 점유율, 95%의 회원 전환율을 자랑한다. 누적 회원 수만 130만 명, 관련 빅데이터는 3000만 건”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아이앤나만의 강점은 포괄적이고 혁신적인 육아 솔루션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여러 개의 앱이나 플랫폼을 사용할 필요 없이, 아이앤나의 아이보리 하나만으로 모든 육아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이보리는 베베캠 외에도 AI 기반 영상 저장 시스템 ‘아이앨범’, 육아 기록을 위한 ‘아이수첩’, 조리원 및 유아용품 관련 생생한 체험 리뷰, 육아용품 할인 제공을 위한 ‘아이보리 스토어’와 라이브 커머스 기능을 제공한다. 

 

 이 대표가 앱을 개발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한 건 ‘사용자의 편의성’과 ‘통합된 경험 제공’이다. 그는 “부모는 출산과 육아 과정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찾고, 필요한 물품을 사고, 아기의 건강과 안전을 확인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하나의 통합 앱으로 모든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생각했다”고 했다. 사용자가 앱을 사용할 때 직관적이고 간편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스트레스 없이 원하는 정보를 찾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산후조리원과 산후도우미 서비스를 연계하는 건 여러 인적, 시스템적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사업이다. 산후도우미 서비스 협력사로는 맘스매니저를 택해 협업하고 있다. 서비스 품질과 신뢰성, 전문성과 자격, 안전 및 위생 관리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부분이다. 고객 피드백을 통한 지속적인 서비스 품질 모니터링도 중요하다. 이 대표는 “실제 이용자들의 리뷰와 만족도를 바탕으로 맘스매니저의 성과를 평가하며, 고객들이 신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육아 시장의 규모가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도 자녀에게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품질의 맞춤형 육아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맞벌이 가구의 증가로 더 편리하고 효율적인 육아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한다. 이 대표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AI 기반의 육아 지원 서비스 등은 부모들이 자녀의 안전과 발달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지원과 정책 강화도 육아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외 시장·PB 상품…“육아 산업 선도하고파”

 

 주로 육아 맘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기에 미혼 남성으로서 부딪히기 쉽지만은 않았을 터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확실히 도전적인 순간들이 있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고객들의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고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여성 이용자의 비율이 높은 만큼 그들이 필요로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했다. 소통을 늘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자 했다. 

 

 미혼이라는 점도 긍정적으로 발현시켰다. 모든 아기의 특성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이해했고, 더 다양한 부모들의 경험과 요구를 폭넓게 살피고 반영할 수 있었다. 더불어 사내 여성 직원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아이보리의 목표는 ‘모든 가족 구성원의 행복’이다. 남성 대표로서의 시각이 아니라 가족 전체를 포용할 수 있는 브랜드로 나아가는 것이 이 대표의 바람이다.

 

 성공적으로 안착한 국내 시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계획한다.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을 첫 관문으로 보고 있다. 베트남에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위해 ‘아이보리 베트남’ 앱 개발에 착수했다.

 

 해외 진출을 위해 철저한 현지 시장 조사와 문화 이해도는 필수다. 이 대표는 “현지화된 서비스를 통해 각 지역의 문화와 니즈에 맞춘 맞춤형 육아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육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것”이라고 청사진을 그렸다.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프리미엄 세제 라인도 개발 중으로 오는 10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AI, 클라우드, IoT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기술 혁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부모가 실시간으로 아기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육아 가이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에 힘을 싣고자 한다. 설립 8년 차를 맞이하며 많은 성과를 거뒀다. 이 대표는 “지속적인 혁신과 고객 중심의 접근을 통해, 육아 산업에서의 변화를 선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부모와 아기, 그리고 가족 전체의 행복을 위한 포괄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가영 기자 jgy93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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