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약 3년 만에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에 실시한다. 우리은행은 올해에만 금융사고 공시를 세 번이나 하는 등 내부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정기검사를 1년이나 앞당겨 시행하게 됐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7일부터 우리금융그룹과 우리은행의 정기검사에 착수한다. 이번 정기검사는 6주 동안 진행되며 은행검사국, 자본시장감독국 등 30~40명의 인력이 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지난 2021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다음 정기검사 일정은 내년 하반기로 잡혀 있었다. 하지만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지시에 따라 1년이나 앞당겨 이달에 시행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이번 정기검사에서 우리은행의 ‘금융 사고’를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우리은행 경남 김해금융센터에서는 대리급 직원이 대출 서류를 조작해 약 100억원을 횡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달에도 우리은행은 주거용 오피스텔 대출과 관련해 외부인이 허위 서류를 제출하면서 55억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터졌다.
나아가 금감원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친인척 부정대출 사건과 관련해 현재 경영진의 인지 및 개입 여부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3년 9개월간 손 전 회장 친인척에게 616억원의 대출을 실행했고, 이 가운데 350억원이 부정 대출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의 자본 비율 준수 등도 검사 대상이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보험과 ABL생명보험의 인수를 진행 중인데, 정기검사 경영실태평가에서 3등급 이하가 나오면 보험사 인수가 제한된다. 경영실태평가란 금감원이 금융사의 경영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평가다. 자본건전성과 적정성, 경영관리, 수익성,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등 여러 항목에서 평가한다. 우리금융 보통주 자본비율은 지난 6월 말 기준 12.04%로, 5대 금융지주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원장은 지난달 “생명보험사 인수와 같은 큰 딜인데도 금융당국이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소통에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의 리스크가 금융지주의 리스크에 정교하게 반영됐는지에 대해서 걱정이 있다”며 “최대한 역량을 집중에서 빨리 살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