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농협은행장 ‘교체 수순’…국민·신한·하나는 ‘연임 윤곽’

-4사 모두 호실적 기록에 내부통제 연임 여부 가릴 변수
-금융사고 등 악재로 작용…이번주부터 후보자 윤곽 전망

우리은행 본사 전경. 우리은행 제공

 주요 은행장들의 임기 만료 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주부터 은행별로 차기 행장 인사의 향방이 드러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연임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내부 통제를 지목했다. 전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는 우리은행과 올해만 여섯 차례 이상의 금융 사고가 터진 농협은행은 행장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행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로, 일제히 종료된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지난 9월 1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곳은 최근까지 검찰 조사를 받은 우리은행이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로 교체될 전망이다. 지난 22일 우리금융 이사진들은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정례 회의에 참석해 조 행장의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초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을 대상으로 616억원에 달하는 대출을 실행했으며 이 중 28건, 350억원 규모가 특혜성 부당대출인 것으로 파악했다. 70억원 상당의 추가 불법대출 혐의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은행장을 포함한 현 경영진이 부당대출이 이뤄진 것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곧장 보고하지 않았다고 봤다. 조 은행장은 압수수색 영장에 피의자로 명시됐다. 여기에다가 올해에만 4번의 금융사고가 불거졌다.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집행 부행장 등이 후보군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영업부문과 기업투자금융부문을 각각 이끄는 김범석 부행장과 기동호 부행장도 행장 후보로 추천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등 자회사 대표들 역시 하마평에 오른다.

 

 취임 후 첫 2년 임기를 보낸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연임 여부도 주목받는다. 농협은행의 경우 은행장 연임이 흔치 않고, 올해에만 금융사고가 여섯 차례 발생하면서 교체설에 힘이 실린다. 농협은행은 다음 달 중순이 돼야 후보군이 나올 전망이다. 

 이 외에 KB국민·신한·하나은행의 행장은 재연임 가능성이 높다. 우선 국민은행의 이재근 현 행장은 지난 2022년 1월 취임한 뒤 첫 2년 임기를 거치고 1년 연임에 성공해 올해 3년 차 임기를 지냈다. 추가 1년 연임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전임인 허인 전 행장 역시 재연임(2+1+1)에 성공한 바 있다.   

 

 이 행장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시장의 예상보다 수월하게 해결했다는 평을 받으면서 재연임 전망에 힘이 실린다. KB금융그룹은 오는 27일 계열사 대표 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2월 취임해 첫 임기를 마치는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연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신한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차지했고, 2+1년이라는 최고경영자(CEO) 인사 기조를 고려하면 연임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3조12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은행권 순이익 1위에 올랐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승열 하나은행장 역시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행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은행권에서 순이익이 가장 높았으며, 올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이어가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

 

 금융그룹 회장 가운데선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만료가 다가오고 있다. 함 회장은 지난 2022년 3월 취임했으며, 내년 3월 31일 첫 3년 임기가 종료된다.

 

 지난해 1월 자리에 오른 이 회장은 올해 말 2년 임기를 마친다. 농협금융은 다음 달, 하나금융은 내년 초에 회장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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