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어르신의 이동권, 단순한 교통복지를 넘어선 생존권이다

사진=최유철 법무사
사진=최유철 법무사

의성군과 같은 전형적인 농촌 지역에서 어르신들의 발이 묶이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자가 운전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띄엄띄엄 배차되는 농어촌 버스만으로는 일상적인 이동을 감당하기에 벅차다. 이동의 제약은 곧 삶의 질 저하로 직결되며 이는 우리 지역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농촌에서의 이동권은 단순한 외출의 문제가 아니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읍내 장터에서 생필품을 구하며 이웃과 만나 소통하는 모든 일상이 이동수단에 의존한다. 교통이 단절되면 의료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건강이 위협받고, 사회적 고립감은 우울증 등 정서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이동권의 상실이 곧 생존의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수요가 적다는 경제적 논리를 이유로 농촌의 대중교통 노선을 축소하는 것은 공공의 책임을 소홀히 하는 일이다. 천편일률적인 대형 버스 운행에서 벗어나 농촌의 지리적 특성과 고령자의 신체적 조건을 고려한 맞춤형 교통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100원 택시’나 ‘수요응답형 마을버스(DRT)’와 같은 맞춤형 이동 서비스가 의성군 전역으로 보다 촘촘하게 확대될 필요가 있다. 나아가 어르신들이 전화를 걸면 마을 앞까지 찾아오는 서비스와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를 싣기 편한 저상형 차량 도입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교통과 의료·복지 서비스를 연계하여 병원 진료일이나 장날에 맞춘 거점별 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누구나 자신이 살던 곳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존엄한 노후를 보낼 권리가 있다.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어르신들의 발을 묶는 사회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동권 보장은 고령화 시대 농촌 지자체가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과제다. 길을 잇는 것은 곧 사람의 온기를 잇는 일이다. 의성군은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고 일상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도록, 보다 실효성 있는 교통복지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글=최유철(법무사, 부동산학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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