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이후 처음…이재용 회장, 미국 글로벌 재계모임 참석 왜 이제야?

- 선밸리 콘퍼런스 참석 후 귀국
- 글로벌 재계 주요인사들 회동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시스

 

미국에서 글로벌 재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선밸리 콘퍼런스’에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4일 귀국했다. 최근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 부문에서 고전 중인 상황에서 하반기 실적 회복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6시40분쯤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입국했다. 그는 해외 출장이 어땠는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여러 일정을 하느라 피곤하다”고 답했다. 삼성전자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열심히 하겠다”며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이 회장은 지난 9~13일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에서 열린 선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올해 행사에는 이원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 등이 함께했다. 

 

선밸리 콘퍼런스는 전 세계 미디어·IT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하는 행사로 일명 ‘억만장자들의 여름 캠프’로 불린다. 미국 투자사 앨런&코 컴퍼니에서 1983년부터 매년 주최하고 있으며 정식 명칭은 ‘앨런&코 콘퍼런스’다.

 

올해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밥 아이거 디즈니 CEO, 팀 쿡 애플 CEO,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CEO, 짐 랜존 야후 CEO, 메리 바라 지엠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앤디 제시 아마존 CEO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설립자,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 CEO 등이 참석했다.

 

해당 콘퍼런스는 인수합병(M&A)이나 파트너십 체결 등 막후 협상이 많은 자리로 유명하다. 실제 삼성전자가 애플과 스마트폰 특허소송을 진행하던 중 이 회장이 2014년 이 콘퍼런스에서 쿡 CEO와 직접 만나 소송 철회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참석 역시 인공지능(AI) 반도체, 팹 등 글로벌 최신 기술과 관련해 투자 협력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주력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55.9% 급락해 4조6000억원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이 회장이 글로벌 기업인들과 만나 위기 돌파구 및 새로운 사업 기회를 도모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그간 국정농단 수사와 재판 및 구속 수감 등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혀 참석하지 못했다. 이번 콘퍼런스 참석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해당 콘퍼런스는 이 회장이 삼성전자 상무 시절이었던 2002년부터 부회장이었던 2016년까지 꾸준히 참석해온 바 있다.

 

이 회장은 오는 17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사건에 대한 최종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주요 재판이 1·2심에서 무죄로 판결되며 어느 정도 사법리스크를 벗으면서 글로벌 경영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달 말 이탈리아 시칠리아 남부 베르두라 리조트에서 열리는 또 다른 글로벌 네트워크 행사 ‘구글 캠프’ 참석 가능성도 주목된다. 해당 캠프는 2012년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전 세계 CEO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든 행사다. 이 회장은 2022년부터 매년 빠짐없이 참석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올해 역시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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