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15일 국회 청문회에서 여야 간 날선 대립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증인 체택 문제로 갈등이 시작됐다.
한 후보자가 대표로 있던 네이버와 관련해 이른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에 대한 주요 증인이 채택되지 않았다고 항의하자 여당은 청문회와 무관한 인사라면서 반박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성민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과 네이버, 성남FC와 관계된 중요 증인을 한 분도 채택하지 못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핵심 증인 중 한 사람으로 겨우 협의가 된 최인혁 네이버테크비즈니스 부문 대표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해외 출장으로 출석 못 한다는 데 인사청문회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원이 의원은 “성남FC 문제는 한성숙 후보자와 무관하다”며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었다면 검찰 조사나 기소가 있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박 의원을 향해 국민의힘이 증인으로 신청한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성남시 관계자 등에 대해 “(청문회와)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을 신청한 게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역공에 나서기도 했다.
결국 양당 간사 간 고성이 계속되자 이철규 산자위원장은 두 의원에게 퇴장을 종용하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한 후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는 복안을 발표했다. 그는 “스마트 제조산업 혁신법을 제정하고, 벤처 4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AI) 혁명을 기회로 삼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장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후보자는 AI 생태계를 주도할 중소기업 육성, 소상공인 경영안정 지원, 벤처·스타트업 스케일업 전략,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 지역경제 활성화 등 5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AI와 디지털 전환은 제조업과 연계될 때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스타트업이 제조기업에 설루션과 데이터를 제공하는 스마트 제조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한 입법 과제로 ‘스마트 제조산업 혁신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과 해외 진출을 위한 실질적 지원 방안도 제시했다. 한 후보자는 “모태펀드의 플랫폼 기능을 강화해 민간 및 해외자금 유입을 확대하고,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전용펀드를 조성하겠다”며 “5대 초광역권과 3대 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지역 거점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국내 시장 잠식 문제에 대한 해법도 밝혔다. 한 후보자는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업자들이 현장에서 중국 플랫폼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질의에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산 저가 공세에 대해 패션과 안전성, 저작권 문제 등을 면밀히 챙기고 조치할 부분은 취하겠다”며 “글로벌 플랫폼 경쟁 상황에서 관계 부처와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대답했다.
한 후보자는 모친이 거주하는 본인 소유 아파트의 월세 미납과 관련한 ‘편법 증여’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눈높이에 맞지 않는 부족함을 알게 됐다”며 “어머니가 증여세는 납부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외에도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김성환 환경부 장관, 임광현 국세청장 후보자 등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각각 해당 상임위원회에서 진행됐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