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문 닫히는데…정부, 보증부 대출로 소상공인 '숨통' 열어줘

은행들이 연말을 앞두고 가계대출 조이기에 나서면서 대출 한파가 본격화되고 있다. 뉴시스

 

은행권 대출 금리가 2년 만에 다시 6%대에 올라 금융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소상공인을 위한 숨통 마련에 나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권은 이날부터 ‘소상공인 성장촉진 보증부 대출’을 선보였다. 이 대출은 매출 증대 등 경쟁력 강화 계획을 입증한 소상공인에게 최대 1억원(개인사업자는 5000만원), 10년 분할 상환(최대 3년 거치) 조건으로 제공된다. 은행권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지역신용보증재단에 3년간 3000억원을 출연해 총 3조3000억원 규모의 보증부 대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이 대출은 은행과 지역신보 간 위탁보증 방식으로 진행돼 소상공인은 신용보증재단을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은행에서 원스톱으로 신청할 수 있다. 은행은 자체 심사와 지역신보 심사 노하우를 결합해 보다 정밀한 여신 공급도 가능하다. 

 

지원 대상은 업력 1년 이상, 신용평점 710점 이상인 소상공인으로 스마트기술 도입, 근로자 수 증가, 컨설팅 이수 등 경쟁력 강화 계획을 입증하면 신청할 수 있다. 정부와 은행은 이번 대출을 통해 소상공인이 성장 자금을 생산적·전략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 대출은 이날부터 농협·신한·우리·국민·IBK·SC제일·수협·제주은행 등 8개 은행을 시작으로 순차 출시되며 오는 28일에는 하나·아이엠·부산·광주·전북·경남 6개 은행이, 내년 초에는 카카오·토스·케이뱅크 3개 인터넷 은행에서 출시될 예정이다. 

 

반면,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금리는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3.930~6.060%로, 2023년 12월 이후 약 2년 만에 6%대를 기록했다. 신용대출 금리도 상단 기준 5.250%로 뛰었다. 이는 은행채 금리 상승과 부동산·가계대출 규제 강화, 코픽스 연동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대출 문이 좁아진 상황에서 소상공인을 위한 성장촉진 보증부 대출은 금융 접근성을 높이는 숨통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담대 시장 전반은 여전히 긴장 상태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영업점을 통한 모기지신용보증(MCI)과 모기지신용보증(MCG) 신규 신청을 중단하기로 했다. 다만 비대면 주담대 신청은 현행을 유지한다.

 

MCI·MCG는 주담대 신청 시 의무 가입하는 보험으로, 가입하지 않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받을 수 있어 대출 한도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은 약 5500만원, 경기 지역은 약 4800만원가량 대출 한도가 감소할 전망이다. 

 

앞서 NH농협은행은 지난 6월부터, 신한은행은 지난 8월부터 모기지 보험 가입을 제한해 왔다. KB국민은행도 지난 11일부터 가입을 한시적으로 중단했으며, 우리은행은 보험 가입은 유지하되 이달부터 모든 영업점 주담대 한도를 월 10억원으로 제한했다. 국민·신한·하나·농협 등 주요 은행은 연말까지 대출 모집인을 통한 신규 대출 접수도 중단한 상태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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