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4일 주요 그룹 대표들을 청와대 본관으로 초청해 ‘청년 일자리와 지방투자 확대’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정부에서 대대적으로 ‘5극 3특’ 체제로 지방에 새로운 발전의 중심 축을 만들기로 하고 집중 투자할 것이기 때문에 기업 측에서도 보조를 맞춰달라”며 “민과 관이 협력해서 청년들의 역량을 제고하고 취업기회를 늘리는 일에도 조금 더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한국경제인협회는 “주요 10대 그룹을 포함한 재계는 5년간 약 300조원 규모의 지방투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창원 SK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등 10대그룹 회장단이 참석했다. 한국경제인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는 물론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등 정부·청와대 인사들도 동석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기업의 가치와 이를 위한 정부 지원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경제의 중심에 기업이 있고 개별 기업들이 경쟁력을 갖고 성장∙발전해야 국민들의 일자리가 생기고 소득도 늘어나고 국가도 부강해진다는 생각은 명확하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지역 균형 발전과 청년 채용에 대한 감사와 당부도 잊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작년에 기업들이 무리하면서 청년 고용을 늘려줘 감사드린다. 올해도 청년의 역량 제고 및 취업 기회 확대를 위해 조금 더 노력해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또 “저희가 창업 중심 국가로 대전환을 하자고 얘기하고 있는데, 기업들도 여기에 합을 맞춰서 미래지향적인 창업 지원활동을 함께 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우리 기업들의 노력으로 성장 과실이 좀 더 넓게 퍼졌으면 좋겠다”면서 “중소기업에도, 지방에도, 청년세대에게도 골고루 온기가 퍼지면 좋겠다”면서 “정부가 하는 정책들에 지금까지 많이 협조하고 크게 기여해주셨지만 조금만 더 마음 써주십사 하는 부탁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류진 한경협 회장은 “먼저 청년일자리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적극 힘을 보태겠다는 말씀드린다”며 “경제계도 적극적인 투자로 호응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신규채용을 늘리는 것과 함께 교육 훈련프로그램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류 회장은 “정부도 기업들의 채용과 고용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파격적인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이날 청와대에 따르면 삼성은 1만2000명, SK는 8500명, 한화는 5780명 등 채용계획을 추가로 공개했다. 삼성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요 부품사업,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은 바이오 산업, 핵심기술로 급부상한 AI 분야 등에 집중해서 채용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수요 급증에 대응해 충북 청주에 19조원을 투자해 첨단패키징 팹(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6∼2030년 5년간 국내에 총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는 중장기 계획을 발표했다.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서남권에 1GW(기가와트) 규모 PEM 수전해 플랜트를 건설하고 인근에 수소 출하센터 및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해 현대차 울산 EV 전용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2027년 가동 목표로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도 건설 중이다. 기아도 경기도 화성 PBV 전용 신규 전기차 거점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는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1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으며 최근에는 LG이노텍이 광주에 1000억원을 투자해 모빌리티 신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LG이노텍은 지난해 3월 경북도 및 구미시와도 6000억원 규모의 양해각서(MOU)를 맺고 구미사업장에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양산라인 확대와 고부가 카메라 모듈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포항과 광양 지역을 중심으로 철강, 이차전지소재, 에너지(LNG) 등 그룹의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약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충남 당진제철소에 액화천연가스(LNG) 자가발전소 건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고로 효율 향상 투자에도 수천억 원을 투입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기차 충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충전소 등 인프라를 전국에 확대 설치한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