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기업 심리가 48개월 만에 긍정으로 돌아섰다. 전력 인프라·설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업종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많았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업종은 전월 대비 개선세가 가장 컸다.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3월 BSI 전망치가 102.7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BSI가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긍정적인 경기 전망이 많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종합 BSI 전망치가 기준선 100을 웃돈 건 2022년 3월(102.1) 이후 48개월 만이다.
한경협은 새해 주요 품목의 수출 실적 개선과 2월 조업일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가 기업 심리 회복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주력 수출품목의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반도체 수출은 D램 가격 급등 등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7% 급증했다. 컴퓨터(89.2%), 자동차(21.7%), 바이오헬스(18.3%)도 1년 전 같은 달보다 수출이 크게 늘었다.
제조업 BSI 전망치는 전월(88.1) 대비 17.8포인트 상승한 105.9를 기록했다. 2024년 3월(100.5) 이후 2년 만에 긍정으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전망치는 2021년 5월(108.6) 이후 4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제조업 전망치(99.4)는 기준선 100에 소폭 미달하며 부정 전망을 보였다.
제조업 중 지수값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전력 인프라·설비 등이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28.6) 업종이었다. 전월 대비 지수 상승 폭이 가장 큰 업종은 신학기 의류·신발 등 소비 수요 기대감이 반영된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114.3)업종으로 한 달 새 41.0포인트나 상승했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가운데 도·소매(111.8)와 여가·숙박 및 외식(108.3)이 호조 전망을 보였다. 완만한 내수 회복세에 힘입은 결과다. 반면 전기·가스·수도(78.9) 업종은 업황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부문별로는 수출 BSI 전망치(100.0)가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내수(98.5), 투자(96.4) 등 주요 부문은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밑돌며 부정적인 전망을 드러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 지속으로 장기간 부진했던 기업 심리가 호전된 것은 매우 유의미한 변화”라며 “이번 기업 심리 개선이 단기 반등에 그치지 않도록 국회와 정부는 규제 개선 등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제도적 기반 확충으로 경기 심리 회복의 모멘텀을 살려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