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단지 놀이터. 퇴근 후 아들과 놀아주던 30대 워킹맘 A씨가 잠시 벤치에 걸터앉아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다. 대출에 카드값 등 고정 지출이 크다 보니 결국 이달부터 집 근처 피시방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그다.
#최근 부업을 하는 이들 가운데는 보험설계사도 많다. 보험 상품이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분야임에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업직의 형태다 보니 엔잡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까닭이다. 실제 소셜미디어에는 법인보험대리점의 신규 보험설계사를 모집하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고물가, 고유가 탓에 본업 벌이만으로 생활이 어려운 젊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속칭 엔(N)잡러(직업을 둘 이상 가진 사람)가 늘고 있다.
◆30대 직장인 부업 늘어
21일 국가데이터처 마이크로데이터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전체 부업자는 64만5690명으로, 전년 같은 달(66만6315명)보다 2만625명(3.1%) 줄었다. 일용근로자 부업자는 2만1900명으로 한 해 전과 유사한 수준(2만1961명)이었으나, 자영업 부업자는 19만3797명으로 전년 21만3416명 대비 1만9619명(9.2%)이나 큰 폭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직장을 다니면서 부업을 하는 상용·임시근로자는 39만7739명에서 40만4409명으로 6670명(1.6%) 늘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 부업자가 7만9602명으로, 전년 6만8102명보다 1만1500명(16.8%) 늘었다. 50대와 60대에서도 각각 6.3%, 7.1% 부업자가 증가했다. 반면 40대는 13.1%, 20대는 25.3% 줄었다.
특히 30대는 모든 고용형태에서 부업이 증가세를 보였다. 상용근로자 부업자는 4만9134명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일용근로자는 4239명으로 148% 껑충 뛰었다. 자영업 부업자도 1만2013명으로 8.3%나 늘었다.
본업 소득만으로는 생활비 충당이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30대 중심으로 부업 참여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부업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준 걸로 풀이된다.
◆부업 이유는 생활비 부담
HR테크 기업 인크루트의 기업 주문형 긱워커 플랫폼 뉴워커가 지난해 11월 1~16일 진행한 부업 참여 여부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9.5%가 부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직장인만 놓고 봐도 절반에 가까운 48.4%가 이미 부업을 하고 있다. 직장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본업 외 소득을 만들고 있다는 셈이다.
그렇다면 부업자들이 엔잡으로 가장 많이 선택한 일은 무엇이었을까.
같은 조사에서 부업 형태를 묻는 말에 행사·이벤트 진행요원이란 응답이 37.2%로 가장 많았다. 이어 디자인·번역·시험감독·강의 등 개인 역량 기반 업무(27.5%), 당일 급구 아르바이트(27.2%), 블로그·소셜미디어 운영(20.8%), 배달(12.2%) 등의 순이었다.
부업으로 얻는 수익 규모의 경우, 본업 대비 10% 미만이라는 응답이 48.6%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10% 이상에서 40% 미만이란 비율도 36.9%로 나타났다. 이어 40~70%(11.1%), 70~100% 미만(1.4%)이 뒤를 이었다.
다만 부업을 고를 때 가장 먼저 따지는 기준이 수입이 아니라 시간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부업 선택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조건을 묻자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5.3%는 시간을 꼽았다. 이어 수입(25.8%), 일의 종류(11.9%), 장소(5.8%) 등의 순이었는데, 주로 퇴근 후나 주말에 할 수 있는 일을 부업으로 선택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특히 30대는 주거·양육 등 필수 지출이 집중되는 시기여서 부업 참여가 더 빠르게 확대되는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