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사후조정 돌입…노조 “성과급 상한폐지 제도화해야”

 11일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이 사후조정 절차가 열리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노위에 도착해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성과급 규모와 지급방식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 노사가 11일부터 이틀간 노동 당국의 중재에 따라 사후조정 절차를 통해 협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 15% 성과급 지급과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하지 않을 경우 노사 조정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인데 사측과 극적인 합의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후조정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자 역할을 맡아 교섭을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조정안이 도출되면 단체협약과 같은 법적 효력을 지닌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열린 노사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영업이익 15%의 성과급 지급 및 상한 폐지, 제도화를 계속 말하고 있다”며 “회사가 제도화에 대해 입장이 없으면 오늘이라도 저희는 조정이 안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측은 그동안 성과가 잘 나왔을 때 쌓아뒀다가 적자 때 보전해주겠다고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다”며 "명문화라는 말은 믿지 못하겠고 명확하게 제도화 관점에서 보려 한다”고 언급했다.

 

 반도체 이외 부문에도 성과급을 나눠주기 위한 전사 공통재원 설정에 대해선 이번 협상에서는 다루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 위원장은 공통재원 관련 노조 내 이견이 정리됐는지를 묻는 질문에 “3개 노조가 같이 결정한 사항에 대해 지금 말을 바꾸기는 어렵다. 불성실 교섭이라는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희가 과반수 노동조합으로 법적으로 인정받은 만큼 내년에는 이 부분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 3월 말 진행된 2026년 임금협상 집중 교섭에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직원들에게 국내 업계 1위 달성 시 경쟁사 이상의 보상을 주겠다고 제시했다. 이 경우 경쟁사보다 높은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쓰게 된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사측이 자신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이달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소재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조합원 약 4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투쟁 결의대회를 연 바 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공급 병목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염려도 나온다. 주한미상공회의소(암참)는 이날 “삼성전자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생산 차질이나 운영 불확실성이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 추가적인 부담을 줘 공급 병목 현상, 가격 변동성, 조달 불확실성 및 전반적인 공급망 불안정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염려했다. 니케이 아시아도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하고 노사 간 보상 체계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어 5월 파업 여부가 반도체 공급망에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생산 차질에 따른 기회비용 상실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JP모건은 총파업 단행 시 생산 차질에 따른 매출 기회손실이 4조원 이상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반도체 부문 매출의 1~2%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삼성전자 성과급 갈등을 두고 노사 간 원만한 합의를 요청했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책점검회의 겸 비상고용노동상황점검회의 모두발언에서 “삼성전자 노사의 동의로 중노위 사후조정이 개시된 것을 환영한다”면서 “우리 노사관계가 각자의 이익 추구를 넘어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이번 사안을 계기로 기업의 바람직한 성과 공유와 분배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라며 정부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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