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총파업 위기] 사측 “최악 사태 막겠다” vs 노조 “더 이상 대화 없다”

삼성전자 노사 대표교섭위원인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과 김형로 부사장이 13일 2차 사후조정회의를 마친 뒤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 붙은 노사공영 액자 앞을 지나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 대표교섭위원인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오른쪽)과 김형로 부사장이 13일 2차 사후조정회의를 마친 뒤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 붙은 노사공영 액자 앞을 지나치고 있다. 뉴시스

 삼성전자 노사가 성과급 합의를 위해 17시간에 걸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가졌지만 최종 결렬되면서 총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생산 차질로 인한 단기 피해는 물론, 메모리 반도체 수혜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협상 결렬 뒤 삼성전자는 유감을 표시하며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노조 측은 추가적인 대화는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은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린 2차 사후조정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중노위 조정안은 요구했던 것보다 오히려 퇴보했으며, 노조는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조정안은 성과급 투명화가 아닌 경제적부가가치(EVA) 기준의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와 연봉 50% 상한도 그대로 유지한다고 돼 있었다”고 전했다.

 

 조정과 상관없이 사측과 협의할 계획이 있는지에 대해 최 위원장은 “계획이 없다”며 “5개월 간 동일하게 의견을 유지했고 영업이익 비율이 명확하게 관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 할 말을 묻는 질문에는 “조합이 요구하는 상황들이 하나도 맞춰지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은 “(중노위) 조정안이 공식적으로 제안되지 않은 채 조정 절차가 종료된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사측은 성과급을 제도화하는 건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을 줄곧 고수했다. 그러면서 국내 1위 성과를 내면 특별보상을 통해 최고 대우를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협상 결렬 선언 후 입장문을 내고 “노조의 결정은 회사는 물론 협상 타결을 기다리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들에게 큰 걱정과 불안을 끼치는 행동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며 “노조는 경영실적에 따른 회사 측의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며 경직된 제도화만을 시종 고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적법하게 쟁의행위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수원지법에서 열린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 두 번째 심문 기일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파업 종료까지는 회사와의 추가적인 대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총파업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는 “사후조정까지 5개월 동안 교섭을 하면서 회사의 안건은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저희는 더 이상 조정에 대한 입장이 없는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당하게 파업권을 얻은 만큼 적법하게 쟁의행위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앞서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소 5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노조는 예상한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공동투쟁본부의 투쟁결의대회엔 약 4만명의 노조원이 집회에 참석했다.

 

 총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생산 손실 규모는 30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고객사 이탈 등 ‘신뢰 자산’ 상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일각에선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정부가 긴급조정권을 발동해 최악의 사태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근로자들은 즉각 파업을 중단하고 산업현장에 복귀해야 하며, 공표일부터 30일 경과 전엔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청와대도 총파업을 막기 위해 지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청와대는 이날 삼성전자 노사에 대한 정부의 중재 절차가 결렬된 데 대해 “정부는 노사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사후 조정이 종료되긴 했지만,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노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 수 있게끔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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