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이혼’으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첫 조정기일이 13일 열렸지만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재판부는 당사자들이 모두 출석할 수 있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추가 기일을 열기로 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이상주 부장판사)는 이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 분할 파기환송심 조정기일을 열었다.
노 관장은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대리인들과 함께 직접 출석했다. 단 ‘SK 주식 상승분도 반영돼야 한다고 보는가’ 등 취재진 물음엔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날 1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조정기일에선 양측의 분할 대상 재산과 재산 범위, 노 관장의 기여도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관장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도 분할 대상이란 입장인 반면, 최 회장은 상속받은 특유재산이기에 분할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조정기일을 한 차례 더 열기로 했다.
노 관장 측 소송대리인 이상원 변호사는 “조정 불성립은 아니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최 회장이 출석할 수 있는 날로 다음 조정기일을 잡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 회장 측 소송대리인 이재근 변호사는 “조정기일이 속행됐고, 다음 기일이 언제가 될 지에 대해서는 날짜를 협의해 오늘이나 내일 중으로 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가 빠른 결론에 대한 얘기는 특별히 하지 않았다”면서도 “상반기 내로 결론이 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 측이 2015년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며 노 관장과의 이혼 의사를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2018년 2월 정식 소송에 돌입했다. 이혼에 반대하던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최 회장을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며 위자료 3억원과 최 회장이 가진 SK 주식 1297만5472주의 절반 수준인 648만7736주의 분할을 청구했다.
1심은 2022년 12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은 SK 상장과 주식 가치 증가에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판단하며 위자료는 20억원, 재산분할은 1조3808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대법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은 불법 자금이므로, SK에 유입됐다고 하더라도 재산 분할에서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냈다. 다만 위자료 20억원을 인정한 부분은 상고를 기각해 그대로 확정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