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가 업계 최초로 매출 1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12일 HBM4를 양산 출하한 지 약 4개월만이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온디바이스 AI 시대에 최적화된 차세대 UFS 5.0 메모리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AI 메모리 시장에서 시장 주도권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HBM4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삼성전자의 HBM4 매출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삼성전자 HBM4가 출시 직후부터 빠르게 공급이 늘면서 HBM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세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을 선점하겠다고 선포했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은 “삼성전자 HBM4는 기존에 검증된 공정을 적용하던 전례를 깨고 1c D램 및 파운드리 4나노와 같은 최선단 공정을 적용했다”며 “공정 경쟁력과 설계 개선을 통해 성능 확장을 위한 여력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고객의 성능 상향 요구를 적기에 충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와 ASIC 기반 하이퍼스케일러 고객사로부터 HBM 공급 협력 요청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 세계반도체무역통계기구(WSTS)는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 규모가 97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자연스레 삼성전자 HBM의 실적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 관련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HBM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이상으로 늘어날 거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HBM4는 JEDEC 업계 표준인 8Gbps를 약 46% 상회하는 11.7Gbps의 동작 속도를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또 단일 스택 기준 총 메모리 대역폭을 전작 HBM3E 대비 약 2.7배 향상된 최대 3.3TB/s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은 약 40% 개선했다.
삼성전자가 HBM4 생산 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회사는 업계 최대 수준의 D램 생산능력과 선제적인 인프라 투자를 통해 확보해 온 클린룸을 기반으로, HBM 수요가 확대될 경우에도 단기간 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자평했다. 특히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은 HBM 생산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HBM4를 최초로 공급한 업체로서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여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올해 1분기 기준 글로벌 HBM 시장에선 SK하이닉스가 여전히 시장점유율 58%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21%로 공동 2위권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차세대 UFS 5.0 메모리 솔루션 개발 소식을 공개했다. 특히 UFS 5.0은 삼성전자의 첨단 9세대 V낸드(V9) 기반으로 개발돼 업계 최고 수준인 10.8GB/s의 데이터 전송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동시에 구현했다. 삼성전자 UFS 5.0은 순차 읽기 속도 10.8GB/s, 순차 쓰기 속도 9.5GB/s를 지원해 기존 UFS 4.1 대비 약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됐다. 특히 온디바이스 AI 환경에서 데이터 처리 지연을 줄이고 보다 빠른 응답 속도의 AI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장석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장 상무는 “온디바이스 AI 시대엔 저장장치가 단순한 데이터 저장 공간을 넘어 AI 경험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라면서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 UFS 5.0 개발 완료를 통해 차세대 모바일 스토리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AI 모바일 혁신을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4분기부터 UFS 5.0 양산을 시작해 향후 플래그십 스마트폰뿐 아니라 XR 헤드셋, AI 웨어러블 등 차세대 디바이스 시장 성장에 맞춰 UFS 5.0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