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배원이 우편물뿐 아니라 복지와 행정서비스까지 전달하는 ‘국가행정 라스트마일’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부터 통계조사, 소상공인 폐업 확인, 폐의약품 수거까지 공공서비스 영역을 넓히며 전국 우체국 네트워크를 범정부 공공서비스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12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우정사업 운영에 관한 특례법 개정으로 공공사업이 우정사업의 본연 업무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 상반기 복지·행정·환경 분야의 다양한 공공서비스를 본격 추진했다.
대표 사업인 ‘복지우편’은 집배원이 위기 의심 가구를 직접 찾아 안부를 확인하고 복지서비스를 연계하는 사업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107개 시·군·구에서 약 29만 가구를 방문했으며, 이 가운데 40%에 육박하는 약 11만 가구가 실제 복지서비스로 연결됐다. 최근에는 지원 대상을 고령층에서 고립·은둔 청년까지 확대하며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나서고 있다.
생필품과 함께 안부를 살피는 ‘안부살핌 우편서비스’도 56개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11만여 가구를 지원했다. 경기 부천시에서는 보건복지부의 ‘그냥드림’ 사업과 연계해 집배원이 먹거리와 생필품을 직접 전달하는 ‘찾아가는 그냥드림’ 사업도 운영 중이다. 전남 강진군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강원·전북 19개 군에서는 국민연금을 직접 전달하며 안부를 확인하는 서비스도 시행하고 있다.
집배원의 역할은 행정 분야로도 확대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와 협업해 오는 11월부터 가구주택기초조사 시험조사에 참여하고, 중소벤처기업부와는 점포철거비를 지원받은 소상공인의 실제 폐업 및 철거 여부를 현장에서 확인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장조사 비용 절감과 행정 효율성 제고가 기대된다. 오는 8월부터는 국가보훈부와 협력해 6·25전쟁 전몰군경 유족에게 헌정패를 직접 전달하는 사업도 시작한다.
환경 분야에서도 공공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폐의약품 회수 사업은 전국 65개 시·군·구에서 운영돼 상반기에만 누적 21만 봉투를 수거했으며, 폐전자담배 기기와 국립공원 페트병, 알루미늄캔 등을 우편망으로 회수해 재활용하는 자원순환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하반기부터 도시락 배달과 같은 지역 복지사업을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현장조사·실태확인 등 대면 행정업무도 지속 발굴해 전국 우체국 네트워크를 활용한 공공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박인환 우정사업본부장은 “올해는 특례법 개정으로 공공사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공사업을 발굴, 추진한 시기”라면서 “앞으로도 우체국의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복지와 행정, 환경 분야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범정부 공공서비스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