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따른 수출 호조를 발판 삼아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3.0%로 전격 상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경상성장률은 30년 만에 최고 수준인 12.3%로 올라설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이러한 견고한 성장세를 바탕으로 ‘대체불가 대한민국으로 가는 경제 대도약 원년’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성장률 3%·수출 4강·소득 5만달러’ 청사진 제시
기획재정부는 14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잠재성장률 3%·수출 4강·국민소득 5만달러를 지향하는 이른바 ‘3·4·5 비전’을 청사진으로 제시하며 경제 체질의 추세적 전환을 선언했다.
정부가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0%에서 3.0%로 1.0%포인트나 크게 올려 잡은 결정적 배경은 반도체 초호황에 있다. 인공지능(AI) 열풍과 맞물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우리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경신하면서 우리 경제 전반을 강력하게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성장률 전망치는 1996년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인 12.3%로 치솟았다. 수출 호조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로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당초 전년 대비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던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5.0%로 두 배 이상 대폭 상향 조정했다.
국가 재정 건전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확대로 당초 50.6%로 예상됐던 국가채무비율은 47.0%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대 메가 프로젝트’ 가동…미래 성장동력 확보
정부는 이번 호조세를 일시적 사이클에 그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핵심 전략은 반도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AI를 중심으로 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다. 정부는 이들 분야에 세제 혜택과 펀드 등 간접 유인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절대적 경쟁 우위를 구축할 방침이다.
청년층 지원과 차세대 성장 동력 확충, 지방 균형 발전 및 교육 혁신을 고루 아우르는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구조적 저성장 국면을 탈피하고 잠재성장률의 반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다각도의 재정 체계 개편도 함께 추진된다. 고질적인 학령인구 감소세를 반영해 교육재정교부금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유사·중복 기능을 가진 공공기관의 통폐합이나 지방 이전 조치도 순차적으로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3고(高) 리스트 대응…적극 재정 기조 유지
정부는 중동전쟁 이후 달라진 경제 환경에 발맞춰 고환율·고물가·고금리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먼저 국제유가 변동성을 고려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다소 높여 잡았다. 물가 안정을 위해 3500억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석유 최고가격제 해제 및 유류세 인하 추가 연장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하반기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한국은행 금융중개지원 대출 개편을 통한 금융지원을 확대한다. 서민층에는 변동금리 대출의 장기·고정금리 전환 활성화 방안을 추진한다.
재정은 양호한 세수 여건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추가 세수가 발생하면서, 이를 청년·차세대·지방·교육 등에 집중할 계획이다.
양극화 해소 방안도 마련했다. 정부는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해 2030년까지 2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청년층 자산 형성을 위해 이자·배당소득 비과세·납입한도를 대폭 확대한 청년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도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