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3기 신도시 공급 속도전을 언급한 가운데 정부가 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묘안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3기 신도시 등 기존에 발표된 지역의 착공이 지연되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60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 기간을 절반 이하로 줄이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필요하면 규정을 바꾸거나 절차를 병행해 시간을 줄여볼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도 지난 16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택지 조성 절차를 최단기간 추진해 3기 신도시 등 주요 지구 착공 시기를 1∼2년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3기 신도시는 2018년 문재인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본격 추진된 공공택지 개발 사업이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전국 8곳에 약 32만8000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애초 정부가 추진한 3기 신도시의 첫 입주 시기는 지난해였지만, 대부분 사업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그나마 가장 속도가 빠른 인천 계양지구에서 올해 12월 첫 입주 물량이 나올 예정이다. 2018년 12월 후보지가 발표된 지 약 8년 만이다. 다른 지구는 사업 추진 속도가 더디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착공한 3기 신도시 물량은 1만1000가구로, 전체 17만4122가구의 6.3%에 불과하다.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주요 원인으로는 토지 보상 갈등, 공사비 급등, 행정 절차 지연이 거론된다. 특히 사업 초기 단계인 토지 보상 문제가 걸림돌로 꼽힌다. 공공주택지구 개발 추진 과정에선 일부 토지·지장물 소유자들이 보상평가액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이주 자체를 거부하는 일이 흔하다. 토지 보상이 끝나야 인허가가 가능하고 이후 문화재 조사와 각종 영향평가가 이어지면서 한 단계만 지연돼도 후속 절차가 연쇄적으로 밀리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줄이기 위해 보상 절차를 보완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된 9·7 공급대책에는 정해진 기간 안에 보상 협의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주민에게 기존 보상금 외에 일정 비율의 가산금을 ‘협조 장려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담겼다. 다만 협조 장려금은 지난해 국회에서 발의된 공공주택특별법 개정안에 포함됐으나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근엔 착공을 늦추는 핵심 절차를 조정해 공급 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범정부 택지 신속 혁신단’을 출범시켰다. 혁신단은 국토부, 재정경제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가유산청,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관계 부처와 기관 등이 참여해 공공택지 개발 지연 현안을 조정하는 협의체다. 혁신단은 보상과 인허가, 문화재 조사, 환경영향평가 등 사업 추진 과정의 주요 현안을 조정해 공공주택 착공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