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대라…”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남미경제공동체인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에 대해 ‘더는 미룰 수 없는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하며 전제한 말이다.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 시작과 함께 관세 압박을 이어가는 미국, 5개월째 이어지는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 사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기존 상호관세가 연방대법원의 무효 판결로 효력을 상실하자 최근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한국 등 60개국에 신규 관세를 매겼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 일간지 오 글로보와 인터뷰를 통해 “자유롭고 공정하며 예측가능한 무역 질서를 유지한다는 원칙은 국제사회가 공유해야 할 가치”라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관련해선 “국가 간 긴밀한 협력과 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은 자강과 동맹, 연대가 선순환을 이루는 외교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복합적 글로벌 위기의 파도를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 대통령이 ‘국제적 불확실성’의 대처법으로 제시한 것은 국가 간 협력인 셈. 정부의 스탠스도 다르지 않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 4월 중동 사태의 중장기적 해결책으로 통상 네트워크 확대를 거론하며 “현재 인도,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신흥국과의 통상협정 체결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 역시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의 건에 깊이 공감했다고 알렸다. 메르코수르는 아르헨티나 브라질 파라과이 우루과이(이상 정회원) 볼리비아 칠레 페루 콜롬비아·에콰도르·가이아나·수리남(이상 준회원)까지 남미 주요 국가가 모인 경제 공동체로, 공동 관세를 적용하는 거대 경제통합블록이자 리튬과 니켈 등 주요 광물 자원이 풍부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 대통령은 메르코수르와 무역협정의 기대 효과에 대해 “우리 기업에는 남미공동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확대하고, 브라질 기업에는 한국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에 진출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양국이 진정한 전략적 동반자로 함께 나아가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오 글로보와 인터뷰에서도 이 대통령은 한-메르코수르 협정에 대해 “이른 시일 내 양측 모두에게 실질적 혜택을 가져다주는 수준 높은 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민감한 시장 접근 문제 등을 포함하므로 구체적 타결 시점을 예측하는 것보다 상호 이익과 균형을 갖춘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정상회담 이후 양국 대통령은 메르코수르 협정 재개를 비롯한 양국 통상·경제협력 논의를 이끌 실무 그룹을 설치하고, 브라질 부통령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각각 담당하도록 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