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계약에 선수금까지…메모리 빅3, 장기공급계약으로 이익 체질 바꾼다

LTA 통해 업황 등락 따른 손실 위험 해소
삼성전자, 5대 고객사와 LTA 완료 단계
SK하이닉스, 10여개 고객사와 LTA 마무리
사업 안정성·이익 지속성 제고 기대

삼성전자 등 주요 메모리 회사들이 장기공급계약(LTA)을 통해 사업의 예측 가능성과 실적 지속성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삼성전자 제공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빅3’가 공급자 우위 시장의 이점을 활용해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LTA)을 강화하며 시장 주도권 장악에 나섰다. 그간 메모리 산업은 업황 등락에 따라 실적이 요동치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는데 최근엔 다양한 구조의 LTA를 통해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고 있는 것이다. 계약 기간을 3~5년씩 설정하거나 일정 부분의 선수금을 받아 계약의 이행 구속력을 높이는 식인데 이러한 계약 구조를 통해 메모리 공급사의 사업 안정성과 이익 지속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전체 캐파 60∼70% 장기계약 관측”

 

 2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요 5대 AI 데이터센터 고객사와 LTA 체결을 완료했다는 사실을 공유했다. 추가로 5개 대형 고객사와도 LTA 협상이 완료 단계라는 점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협상 중인 LTA 완료되면 현재 중장기 생산계획 기준으로 당사 전체 캐파의 60∼70% 수준에서 LTA 체결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중장기 AI 인프라 확보를 위한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메모리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거란 시장의 인식이 확산하면서 많은 고객사들이 LTA를 요청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고객사의 추가 공급 요청이 이어지고 있지만 주어진 캐파 내에서 모든 LTA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이에 더해 “다년계약을 원하는 고객사가 많고 이미 계약 완료된 고객사들도 추가 LTA를 요청 중”이라고 덧붙였다.

 

 LTA 구조가 다양한 형태로 짜여지고 있다는 점도 전했다. 삼성전자는 “5년을 기본으로 하는 LTA를 체결 중인데 이는 계약상 매년 협상 통해 추가로 1년씩 덧붙여나가는 롤링(rolling)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이러한 거래 구조가 정착되면 메모리 사업 구조가 보다 안정적인 형태로 변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다년 간 보유하는 예치금 성격의 선수금을 상당 부분 계약 조건에 포함시키고 이 중 4분의 1은 이미 수취했다는 내용도 전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의 LTA의 계약 기간은 5년으로 가격 하한을 통해 다운사이클이 오더라도 이익을 보전할 수 있는 조건으로 알려졌다”면서 “메모리 가격의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지만, 중장기 실적에 대한 가시성 및 실적 변동성이 축소됐다는 점은 유의미하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마이크론도 LTA로 장기 사업안정성 높여

 

 삼성전자보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회사는 핵심 고객사를 포함한 10여개 고객사와 LTA을 마무리했다고 최근 밝혔다. 또 주요 고객사들과 추가 LTA를 논의 중이라고 부연했다. 송현종 SK하이닉스 코퍼레이트 센터 사장은 “이번 LTA는 단순한 물량 공급을 넘어 중장기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고객의 기술 로드맵에 맞춰 차세대 메모리를 개발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의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구체적인 가격 구조는 고객과 제품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가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SK하이닉스로선 투자와 생산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는 이점이 있다. 박준덕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LTA 체결에 대해 “단기 시장 변동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이고, 고객과 당사의 중장기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뉴시스

 

 마이크론은 지난 6월25일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16개의 전략적고객계약(SCA)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SCA 역시 LTA와 비슷한 장기계약이다. 마이크론의 SCA는 다년간 특정 물량 구매를 의무화하는 테이크 오어 페이(take or pay) 조건으로 체결됐다. 상상인증권은 이러한 구조에 대해 “캐파를 미리 예약·선납받는 방식으로, 과거 파운드리가 장기계약과 선수금으로 재평가받은 전례처럼 메모리의 실적 가시성을 높이는 준인프라화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협의 중인 계약까지 완료될 경우 매출의 절반 이상이 SCA에서 발생할 것”이라면서 “다년간 체결된 계약이 재무 성과의 지속성과 예측 가능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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