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승의 IT 스토리] 하이퍼스케일러 AI 투자 경쟁 격화…현금흐름은 ‘빨간불’

5大 하이퍼스케일러 올해 캐펙스 규모 7천억 달러 넘을 듯
천문학적 AI 투자에 FCF 나빠져…알파벳, 상장 후 첫 FCF 마이너스 전환
과잉투자 우려 과도하다 반론도 "10년 새 10조 달러 AI 인프라 투자"

 우리는 어제의 혁신이 오늘의 상식이 되는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제 IT를 알아야 시대를 읽을 수 있습니다. [오현승의 IT 스토리]가 세상을 움직이는 기술의 흐름, 그 중심에 꼭 필요한 이야기만 골라 전합니다.

 

주요 하이퍼스케일러가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천문학적인 자본지출을 단행하고 있다. 이들의 잉여현금흐름이 나빠지며 과잉투자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AI 투자 사이클은 초기 단계라는 분석도  만만 않다. 생성형 AI로 제작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알파벳(구글)·오라클 등 5대 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하이퍼스케일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AI)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CAPEX) 규모는 약 3950억 달러였는데 올해는 7000억 달러를 넘어섰을 거란 관측이다. 캐펙스 투자의 약 4분의 3은 종전 클라우드가 아닌 서버, GPU, 데이터센터, 장비 등 AI 인프라와 직결된 투자다. 이들 하이퍼스케일러는 AI 투자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지만 단기간 내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 시장과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여전하다. 벌어들인 돈만으로 투자금이 부족해지자 회사채 발행 등 자본시장을 통한 재원 마련에 나선 점도 불안감을 키운다.

 

 ◆ “밀리면 끝”…올해 자본지출 7000억 달러 훌쩍

 

 3일 시장조사업체 팩트셋(FactSet) 및 금융권 집계에 따르면 2023년 5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 합계는 1490억 달러로 집계됐다. 그러던 것이 2024년 2240억 달러, 지난해 3790억 달러로 급증했다가 올해 7000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5대 하이퍼스케일러 자본지출 현황. 팩트셋 제공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에 대한 투자 부족을 생존의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히 GPU나 CPU 같은 컴퓨팅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진 점도 자본지출을 늘리는 요인이다. 이 비중은 2023년 44%였는데, 올해는 57%까지 늘어날 거란 관측이다. 즉 건물 및 토지와 달리 수명이 짧은 컴퓨팅 자산의 비중이 늘면서 자본지출이 반복되는 식으로 바뀌면서 감가상각 및 재투자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주요 업체별로 살펴보면 지난달 23일 실적을 발표한 알파벳은 올해 연간 캐펙스를 1950억∼2050억 달러로 제시했다. 종전(1800억~1900억 달러) 대비 150억 달러가량 AI 인프라에 더 투자하겠다는 얘기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올해 자본지출 규모 역시 적게는 1900억 달러에서 많게는 2000억 달러에 이른다. 메타는 지난달 실적발표에서 올해 캐펙스 가이던스를 종전 1250억~1450억 달러에서 1300억~1450억 달러로 하단을 높였다. 오라클은 올해 550억 달러의 자본지출이 예상된다. 

 

 ◆ 나빠진 현금흐름…차입 의존도 쑥

 

 AI 투자가 전례 없이 급증하고 있지만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줄고 있다. 미래의 컴퓨팅 용량 확보를 위해 현재의 수익 창출을 희생하고 있는 셈이다. 단적인 예가 검색 AI 통합 및 제미나이 인프라 확충 등을 위해 AI 투자를 크게 늘린 알파벳이다. 알파벳은 2004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분기별 마이너스 FCF를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다. 지난달 29일 실적을 내놓은 메타는 올해 2분기 FCF가 전년 동기 대비 90.8%나 쪼그라들었다.

 

메타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과 손잡고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에 100억달러 이상을 투자해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엘파소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메타 제공

 

 대규모 부채 조달로 신용부담스왑(CDS) 프리미엄이 상승하는 등 외부 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도 위험 요인이다.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자금을 차입하는 기업들이 금리 인상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국제 유가와 국채금리가 요동치고 있는데 이는 빅테크의 부채 부담을 키우는 요소다. 국제 유가는 이란 전쟁 국면에서 100달러 선을 위협했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트럼프 2기 들어 최고 수준인 4.7% 안팎까지 치솟았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투자자들이 하이퍼스케일러의 재정 상태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인해 차입 비용이 ​​오를 것”이라면서 “AI 구축 비용은 이미 막대한 규모로 앞으로 차입 비용 또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우려” 목소리도…“10년간 10조 달러 AI 인프라 투자” 전망

 

 시장은 막대한 AI 자본지출에 따른 수익금 회수 기간이 길다는 점도 우려한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AI의 자본집약적인 특성과 수익 실현 전 초기 투자 필요성을 고려할 때, 데이터센터의 초기 투자 지출부터 수익 창출까지 12개월에서 24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팩트셋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AI 수요에 힘입어 FCF가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FCF 회복 시점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물론 신용리스크가 과도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다. iM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당장 하이퍼스케일러의 신용리스크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익성 우려는 이들 기업의 이익 사이클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라서 다소의 시간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오라클을 제외한 하이퍼스케일러 CDS 수준은 골드만삭스 CDS와 유사한 수준”이라면서 “이란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하이퍼스케일러의 신용 우려도 다소 진정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는 “AI 투자 사이클이 아직 10~15% 정도만 진행된 초기 국면”이라면서 “향후 10년간 최대 10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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