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데 이어 조만간 공급대책을 발표해 ‘공급 속도전’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정부는 주택 공급 부진에 따른 시장 불안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군 부지를 비롯한 유휴부지 개발 등 가용 가능한 공급 수단을 총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5일 관가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내로 주택 공급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일 비공개로 ‘부동산 및 주식시장 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2022년부터 지속한 주택 공급 부진이 공급 절벽 상황을 초래했다”며 “이를 극복하려면 공급과 그 속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대한 신속하게 많은 주택이 공급될 수 있도록 가능한 공급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한편, 가용한 행정조치와 금융·재정·규제 완화 등 신속한 공급의 실현을 위한 방법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회의에서 신속한 공급을 위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한 뒤 관계부처들은 관련 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다시 청취하는 등 대책 다듬기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와 함께 군부지 등 유휴부지 개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두 번째로 열린 부동산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 “국토부 장관이 된 후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집을 짓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 생겼다”며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을 언급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도 그린벨트 해제와 군 시설 활용을 언급하고 나섰다. 구 부총리는 최근 한 방송에서 “이재명 정부 들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급을 위해서 심지어 그린벨트도 일부 좀 풀고, 할 수 있는 입지는 지하철 인근이라든지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각종 군 시설 이런 부분까지 해서 최대한 공급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역대 정부는 2000년대 들어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을 추진해왔다. 서울에서는 그린벨트를 제외하면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마땅치 않아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149.1㎢로 추산된다. 다만 그린벨트 해제 이후에도 토지 보상, 투기 수요 차단 등을 거쳐 택지 조성, 인허가 등을 거치면 실제 입주까지는 8~10년이 걸리는 탓에 실제 주택 공급 효능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3기 신도시 사업 기간 단축 방안도 후속 대책에 담길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3기 신도시는 지구 지정 이후 지구계획 수립, 환경·교통영향평가, 토지 보상, 이주·철거 등 절차를 거쳐 착공에 들어간다. 정부는 그동안 순차적으로 진행해온 행정 절차를 병행하고 통합심의를 확대해 사업 기간을 약 30개월까지 줄이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는 신규 택지와 3기 신도시 외에도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비롯한 도심 내 역세권과 저층 주거지를 고밀 개발하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도심권 마지막 핵심 국유지로 꼽히는 용산공원 카드를 통해 공급 물량과 속도를 모두 잡는다는 구상이다. 도심복합사업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이 사업을 주도하고 용적률 인센티브와 통합심의 등을 적용해 민간 정비사업보다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신규 택지보다 도심 접근성이 높고 기존 생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단기 공급 수단으로는 건설 기간이 비교적 짧은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비아파트와 신축 매입임대주택 확대도 거론된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