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령 1주택자 종부세 유예”…세 부담은 그대로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뉴시스
5일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 있다. 뉴시스

 

정부가 초고가·비거주 1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로 고령층이 살던 집을 떠날 수 있다는 지적에 종합부동산세 납부유예 확대를 보완책으로 제시했다. 다만 세금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처분·상속·증여 시점까지 미루는 방식이어서 고령 1주택자의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경제부는 5일 보도설명자료를 내고 이번 부동산 세제 개편의 목적은 공정과세와 과세형평 제고라고 밝혔다. 거주용 1주택은 최대한 보호하되 일정 가격 이상의 주택과 비거주주택, 다주택에 적용되는 세제 혜택은 축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한도가 없어 양도차익이 클수록 공제액이 늘어나는 현행 제도가 과세형평을 저해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2028년 공제 한도를 20억원으로 설정하고 2029년부터는 10억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정부는 양도가액 30억원 이하 주택은 대체로 공제 한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택 가격이 급등한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으로 장기간 보유했더라도 처분 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투기 목적과 무관하게 자산 가격 상승분만으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고령층의 종부세 부담에 대해서는 납부유예 요건을 완화했다. 총급여 기준은 7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종합소득금액 기준은 6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높였다. 10년 이상 거주한 65세 이상 1세대 1주택자는 보유세가 전년도 소득의 10% 이상이면 소득 제한 없이 납부를 미룰 수 있다.

 

하지만 납부유예는 세액을 감면하는 제도가 아니다. 당장의 현금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주택을 양도하거나 자녀에게 증여·상속할 때 누적된 세금을 내야 한다. 현금 흐름 문제를 뒤로 미룰 뿐 세 부담 자체는 남는 셈이다.

 

정부는 양도세와 종부세, 증여세가 각각 양도차익과 부동산 보유, 무상이전에 과세하는 만큼 ‘3중 과세’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세목별 과세 대상이 다르다는 논리는 맞지만 납세자 입장에서는 한 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처분하거나 이전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연속적으로 발생한다는 부담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시세 30억원 초과 공동주택 비중도 정부는 전체의 5.8%라고 밝혔다. 다만 해당 비중이 적다는 사실만으로 세제 개편의 타당성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다. 과세 대상의 규모와 별개로 장기 실거주자와 투자 목적 보유자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분할지가 이번 개편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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